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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이 시작한 연기, 더 집중하려구요”

기사전송 2018-01-24, 21:4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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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에테르의 꿈’ 배우 김한나
배우 꿈 위해 32살 대학 편입
활동한지 4년에 불과하지만
작품 안 가리고 경험 쌓는 중
김한나
김한나


연예인이 된다는 데 흔쾌히 허락하는 부모는 없다. 하지만 자식을 이기는 부모도 없다.

지난 22일 대명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김한나(여·35)씨 역시 이 같은 말에 해당한다. 김 씨는 오래전 어머니의 만류에 어쩔 수 없이 꿈을 접어야 했다.

비록 TV에 나오는 연기자는 아니지만 김 씨는 어린 시절부터 흥미를 느낀 연극을 하고 싶었다. 배우로서 무대에 오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20살부터 32살까지 12년 간 김 씨는 꿈을 잊은 채 여러 직장을 옮기며 사회에 녹아 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김 씨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본 기사에서 충격을 받았다.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의 꿈이 담긴 기사였다. 그렇게 김 씨는 연극인이 되기로 결심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아요. 그런데 그때를 생각해보면 안타까웠어요. 당장 내일 내가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덜컥 겁부터 났어요. 하고 싶은 것도 못하고 눈을 감으면 얼마나 억울할까. 그 길로 곧장 회사를 그만뒀어요.”

정확히 4년 전 일이다. 김 씨는 32살 늦은 나이임에도 불구,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어린 시절 꿈을 찾아 배우가 됐다. 계명대학교 연극예술과에 편입, 연기자의 꿈을 키웠다. 현재는 대구지역 극단 에테르의 꿈 소속 배우로, 단원으로 활동하기 보다는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경험을 쌓고 있다.

요즘에는 어머니가 더 극성이다. 한때 꿈을 포기하게 했던 어머니는 김 씨의 열혈팬이 됐다.

“최근 연극 ‘춘분’에서 말순 역을 맡아 밤을 새는 일이 많은데 어머니가 정말 많이 응원해주세요. 좋아하는 일을 찾은 저의 모습을 보고 오히려 더 기뻐하시는 것 같아요. 집에서는 제가 연예인처럼 대우를 받아요. 하하.”

연극인으로 살면서 어머니 이외에도 든든한 조력자가 생겼다. 연극 ‘춘분’을 쓴 작가이자 연출가 김현규 씨다. 동종업계에 일하면서도 동갑내기인 남자친구 덕에 김 씨는 더욱 힘을 낼 수 있다.

살아온 날 동안 가슴속에 품었던 꿈을 이제서야 펼치고 있는 김한나 배우. 곧 40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 결혼도 결혼이지만 아직은 연기를 더 하고 싶다는 그는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요즘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이제 4년밖에 되지 않았어요. 언제 어떤 모습으로 연기를 하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늘 한결같았으면 좋겠습니다. 건방떨지도 않고 아랫사람 내려다 보지도 않는 그런 배우로 말이에요. 처음 간직했던 그 마음 변치않도록 할거에요.”

적잖은 나이임에도 하루 하루 꿈을 향해 달리고 있는 김한나 배우, 그는 음악극 ‘봄봄’으로 처음 무대에 오른 그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겸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그의 앞날은 오늘도 밝다.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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