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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어떤 올해를 만나고 싶으세요?

기사전송 2017-01-09, 21: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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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 대구시여성
행복위원장 행정학
박사
또 다시 새해다. 올해 대구 시민은 어떤 미래를 만나게 될까?

무엇보다 젠더이슈가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앞당기는 새해를 기대한다. 성별과 관계된 문제가 사회적 쟁점이 되고 건강한 논쟁을 통해 바람직한 의제가 형성될 수 있기를….

지난해의 몇 가지 젠더이슈를 보면 먼저 지역이슈로는 결혼퇴직제를 59년간 유지한 기업 금복주를 들 수 있다. 1987년 제정된 남녀공용평등법은 혼인으로 인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지만 지역의 금복주 회사에서는 버젓이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불매운동과 정부 직권조사가 이루어졌고 대표의 사과문 발표가 있었다. 정치적으로는 20대 여성국회의원 역대 최다 당선이라는 양성평등을 향한 분홍빛 출발, 미국 대선에서의 여성 리더 힐러리의 패배와 여성혐오 발언자 트럼프의 승리 등으로 여성활동가와 현실정치 사이의 갭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이와 대비, 국내적으로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국정에 대한 실망 및 여성 비하의식 확산이라는 절망스러운 현실을 맞아야 했다. 사회적으로는 강남역 남녀공용화장실에서의 여성 살인사건, 모바일메신저 상의 언어성폭력 문제, 이화여대 평생교육 단과대학 설립 반대 시위 등을 기억할 수 있겠다. 여성의 몸과 관련해서는 깔창생리대를 쓰는 저소득층 청소녀의 건강권, 임신중절수술 처벌 강화계획에 맞선 낙태죄 폐지 운동, 데이트폭력과 스토킹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 증가와 함께 이러한 현상과 관련한 페미니즘 도서열풍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이슈들이 지역에서는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소규모로 집중적으로 논의된 경우가 많았지만 새해에는 다양한 곳에서, 남성들도 함께하는 논의의 장이 만들어지길 원한다. 자칫 여성비하 및 혐오의 장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논의를 시작하는 그 자체가 민주주의를 향한 발걸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그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기거나 보이지 않았던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이 타인의 문제를 인식하게 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찾게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대구광역시는 지난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 전국여성대회에서 여성지위향상 지방자치단체 상을 수상했다. 양성평등문화 확산을 위해 전국 유일의 양성평등팀을 만들고 여성가족정책 심의자문기구인 여성행복위원회를 신설했으며 여성주간에 맞춰 여성UP엑스포를 개최하는 등의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이다. 여기에 대구여성으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한 시민원탁회의 개최 및 일가정양립지원센터 설치하는 등으로 지역의 성평등 수준이 중하위권에서 중상위권으로 올라가기도 하였다.

실로 기쁜 일이다. 형식을 잘 만들어 지방자치단체상을 수상했으니 내용을 알차게 채워 지방자치주민행복도를 높일 일이 남아있다. 양질전환이라고 하지 않는가.

올해는 대통령 선거도 있는 해이다. 후보들의 이력을 살피고 어떤 비전과 실천방안을 제시하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일 또한 미래의 여성행복을 위한 필수작업이다. 여성이라고, 진보를 외친다고 더 민주적이며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는 기대는 헛된 것임을 알고 있으니 여성들이 나서서 문제를 분석하고, 이슈를 만들고, 의제화하는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면 선거야 말로 역량강화의 좋은 기회, 성장의 축제임에 틀림없다. 우리가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마련되고, 마을에서부터 삼삼오오 모여 우리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어야겠다.

거시적으로 총론을 논의하고 마을에서 이에 기반한 각론을 논의하는 일도 의미 있을 것이다. 총론만 논하다 각론을 놓친 많은 경우를 생각한다면. 당장 정권이 교체되고, 헌법이 개정되더라도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 이후의 정책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상은 선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면면히 이어지는 것이기에….

결혼하는 여사원에게 퇴사를 강요했던 (주)금복주 대표가 그동안 뿌리깊었던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를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여성 근로자들이 경력을 개발하고 안정적으로 일 할 수 있는 고용평등 기업문화를 조성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고, 여성의 건강하고 행복한 몸에 대한 관심이 복지를 넘어 권리로 인정되며, 생리대 가격 인하 내지는 무상제공이 이루어지고, 낙태가 몸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으로 인정되는 성문화가 정착되고, 성인지적 관점을 기반으로 동반자로서의 삶을 서로 인정하는 다양한 주체들의 등장을 지켜보는 미래는 신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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