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강물처럼 흘러가라
거치는 돌 뿌리 깊게 박혀
발목을 붙들어도
가다 멈추지 말고 고요히 흐르거라
흐르고 또 흘러서
내 그리움의 강가에 이르거든
잠시 사랑의 몸짓으로
애틋하게 뒤척이다 이내
큰 바다를 향하여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라
고여 있는 것에는
순식간, 탁한 빛 감돌고
올무 감긴 물풀 어둡게 돋아나느니
내 삶의 날들이여,
푸른 그리움이여,
세상사 돋친 가시에 마음 다쳐
귀먹고 눈멀어
그 자리 주저앉고 싶을지라도
소망의 소리에 다시
귀 기울이며
말없이 흐르거라
울음조차 삼키는 속 깊은 강물처럼
그렇게 유유히 흘러가라
◇유인숙=한국시사랑문인협회 동인 시사문단작가
도서출판 동길사주최<사랑이야기>시부문 우수상
<감상> 시간이 흐르고 공간도 흐르고. 나도 너도 우리도 모두 흘러간다.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지난 세월, 마음 한켠에 그리움만 쌓인다. 바다로 달려가 거친 파도 만나 보아라. 그 그리움 물결에 실려 떠나는 모습에 손 흔들어주면 추억은 될지언정 결코 외로운 아픔이 되지는 않으리라! -달구벌시낭송협회 김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