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한평생이라는데
가도가도 끝이 없구나
안경알을 닦으면
희미하게 생각나는
지난 일들
가다가 가다가 서글퍼
주저앉으면
안경알 저쪽에
희미하게 떠오르는
짧은 희망
다시 가다가 문득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것을 잊어버리기도 한다
◇박이도=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황제와 나> 로 등단
시집 <회상의 숲> <북향> <폭설> <빛과 그늘>
<홀로 상수리나무를 바라볼 때> <어느 인생>
<을숙도에 가면 보금자리가 있을까>
대한민국문학상(1991) 수상
<감상> 수없이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때로는 주저앉고 싶을 때도 있지만 결코 평탄하지 않은 이정표도 없는 인생길, 그러나 가도가도 끝없는 인생길이긴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걸어 가다보면 분명 평탄한 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오로지 자기 자신의 힘으로 꿋꿋하게 걸어가야 하는 외로운 인생길인 것이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