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군의회, 가뭄속 해외연수 꼭 해야하나
고령군의회, 가뭄속 해외연수 꼭 해야하나
  • 승인 2017.06.27 21:0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잊을만하면 한 번씩 뭇매를 맞는 게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다. 이번에는 극심한 가뭄으로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 가고 있는 가운데 해외연수를 떠나기로 한 경북 고령군의회가 말썽이다. 전국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농민들의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는 극한 상황임에도 해외연수를 강행, 비난을 받고 있다. 한마디로 ‘될성부른 떡잎’이 아니다.

고령군의회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4박 6일 일정으로 조영식 의원을 제외한 6명의 의원이 1인당 군비 225만원 등 총 1천350만원의 비용을 들여 해외연수에 나선다. ‘외국 정부의 지방자치 의회제도 및 지방정부 우수 시책·우수 시설 비교 견학’이라는 묘한 명분으로 대만과 홍콩으로 해외연수를 떠난다. 대만·홍콩 연수일정 가운데 공식일정은 28일 대만 관광청 방문, 29일 대만 긍안 노인복지센터 방문, 다음달 2일 홍콩 카리스타 복지관 등 3곳 뿐, 나머지는 야시장, 야류해양국립공원, 밀랍인형박물관, 웡타이신 사원, 소호거리 등 유명 관광지 일정이 대부분여서 연수목적에 맞는지 의문이다.

더구나 굳이 지금 가야 했느냐는 반문이 나온다. 13일 열린 의원 해외연수 심의회의에서도 일부 심의위원이 현재 상황을 고려해 이번 해외연수를 연기 또는 취소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가기로 해 외유에만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불난 집 같은 어지러운 시국인데도 기초의원이 되면 으레 해외에 나가 흥청거려야 하는 것으로 안다는 것이 문제다. 가정에서도 위중한 일이 생기면 온 가족이 음성을 낮추고 웃음소리를 내지 않는데 항차 지역 농민들이 가뭄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위중한 상황이겠는가. 주민과 생사고락을 같이 해야 할 군의원들이 아닌가. 지역 농민들의 가슴은 타들어 가는데 관광성 해외연수라니 정신 나간 짓이다.

기왕에 출발했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 마무리라도 잘해야 한다. 출장보고서로 의혹을 해소하기 바란다. 어렵게 결단했으니 사전정보나 지식 취득 등 사전준비는 충분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베끼는 한두 장짜리의 면피용이 아니라 열성과 땀이 배어 있는 보고서라야 한다. 그래야 외유성 해외연수라는 오해도 사라진다. 고령군민들은 출장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말 그대로 ‘외국 정부의 지방자치 의회제도와 지방정부 우수 시책·우수 시설 비교 견학’을 목적으로 한 해외연수였는지 검증해 보기 바란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