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처럼
수줍은 그것은
소매를 붙잡으면
이내 날아가고 맙니다
첫눈처럼
보드라운 그것은
움켜쥐면 사르르 녹고
맙니다
그러나
바위처럼
단단한 그것은
돌아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내 안에 있는 행복,
찾으면 찾아지지 않고
놓아줄 때 비로소
보여집니다
◇홍수희=시집 <1997년 달력 속의 노을>
<2003년 아직 슬픈 그대에게 보내는 편지>
<2007년 이 그리움을 그대에게 보낸다>
이육사문학상, 부산가톨릭문학상 수상
<감상>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일상에서 만나는 감사의 조건들 하나하나가 바로 나의 행복인 것이라고 우리는 흔히들 말한다. 단지 미처 깨닫지 못하고 늘 눈에 보이는 큰 행복만을 바라는 욕심으로 인해 내 안에 있는 행복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일 게다. 시인은 새처럼 날아가고 첫눈처럼 녹아버리는 것이 행복이 아니라 단단한 바위처럼 늘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것이 행복이기에 내 안에 있는 행복을 놓아 주어야만 보인다고 말한다. 욕심으로 가득 찬 내 마음 살며시 내려놓고 내 안에 있는 행복을 크게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진다면 내 삶을 지탱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이라는 시간이 그 어떤 날보다 소중한 날로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