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어딘 줄 아세요
거기는 가슴에서 머리까지랍니다
가슴에서 머리까지 가는데
평생을 걸리는 사람도 있고
머리까지 가 보지도 못하고 죽는
사람도 있다 합니다
손으로 재보면 두 뼘밖에 안되는데
평생을 걸려서야 가 볼 수 있는
그렇게 먼 거리랍니다
가슴은 뜨겁고
가슴은 너그럽고
가슴은 사랑하는데
머리는 냉정하고
머리는 이기적이고
머리는 계산을 한답니다
두 뼘도 안 되는 짧은 거리의 가슴과 머리
어쩌면 나도 지금 도달하지 못하고
가고 있는 중인지도요
가슴에서 머리까지
가장 먼 거리가 아니라
가장 가까운 거리로 만들 수는 없을까요
<감상> 좋은 시를 한 편 찾고 나면 하루 종일 아주 큰 소득을 얻은 것 마냥 마음부터 넉넉해진다. 여러 가지 많은 시를 읽고 감상하면서 한 편의 시는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고 활기차게 앞으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을 갖게 해 준다. 오늘 감상한 시는 박소향 시인의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 라는 시이다. 시인은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가슴에서부터 머리까지라고 한다. 생각해 보니 충분히 마음으로 공감하고 머리로 끄덕여 진다. 사람이 이성과 감성을 동시에 다스리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가슴으로 느낀 것 또한 행동으로 옮기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는 말이다. 그래서 불과 30cm밖에 안 되는 머리와 가슴의 거리이지만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한없이 멀기만 한 거리가 아닐까 싶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대부분의 감정은 가슴에서부터 먼저 느낀다. 하지만 계산하는 머리로 전해지면서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하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먼 거리가 아닐까 싶다. 그 또한 끝없는 인간 욕심의 한 증거이리라. 우리 인생은 살아가는 것도 흘러가는 것도 아니다. 오롯이 채워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쉽게 포기해서도 안 되고 쉽게 속단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멀고도 멀다는 머리에서부터 가슴까지의 거리가 조금이라도 더 좁혀지고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오순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