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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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8.2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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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시간도 머물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동안은

묵묵히 흐르는 유구한 시간도 발을 멈추고

사랑, 그 옆에서 기다려주곤 합니다.



덧없는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고

허무한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고

무정한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고

잔인한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고

속절없는 것이 시간이라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그 만큼

사랑 옆에선 발을 멈추고

시간이 중단된 우주를 마련해 주곤 합니다.

언제까지나,



그러다간

사랑이 지나가면

겉잡을 수 없는 시간의 속도,



아, 그러한 세월의 길을, 사람은

인생이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속절없이


◇조병화=경희대학교 문리과대학 학장, 세계시인대회장,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등 역임
 시집 <하루만의 위안> <인간고도> <밤의 이야기>
 <시간의 숙소를 더듬어서> <공존의 이유> <남남>


<감상> ‘시간이 잘 간다’, ‘시간이 더디게 간다’라고 사람들은 곧잘 시간을 고무줄처럼 줄였다 늘였다 말하곤 한다. 때로 시간은 멈추기도 한다. 첫눈에 반한 그녀를 혹은 그 남자를 발견한 순간, 피가 온몸을 돌며 별가루를 옮기는 동안 시간은 영원히 정지된 듯도 한다. 그러다 머무르기도 한다. 그러다 또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렇게 인생은 돌고 속설 없이 우리는 살아간다고 한다. 억만 겁을 돌고 도는 우주의 시계, 그 시계를 맘대로 늘였다 줄였다 하는 게 인간이다. -달구벌시낭송협회 윤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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