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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함께 살아가는 세상

기사전송 2017-09-11, 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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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새누리교회
목사
어렸을 적 친구의 형은 심한 소아마비로 다리를 절었다. 학교 가는 길에 그는 목발과 무거운 가방을 함께 들고 버스를 타야했다. 등교 길의 학생들로 빽빽한 버스를 타는 일은 건강한 우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 장애를 가진 형의 고생은 말할 필요가 없었다.

그의 어머니가 우리 집에 놀러 와서 아들 이야기를 하며 한숨을 내쉬던 모습은 아직까지 눈에 선하다. 가마득하게 먼 그 형의 기억이 되살아 난 것은 최근 발생한 강서구의 장애인 학교 문제 때문이었다.

장애인 학교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모습과 무릎을 꿇고 사정하는 장애 가족들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학교 부지인 그곳에 장애인 학교 대신 국립한방병원이 들어와야 한다는 일부 주민들의 주장은 너무 지나치다. 그 지역 국회의원이 학교 부지인 그 곳에 국립한방병원을 유치하겠다고 공약을 했단다. 그러니 그곳에 장애인 학교가 들어 올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은 그것으로 인한 집값 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라 한다. 정말 장애인 학교가 들어서면 집값이 하락하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현재 우리 가족이 살고 있는 아파트 인근에 장애인 학교가 있다. 직선 거리로 100미터, 불과 5분 거리이다. 그 장애인 학교는 이미 오래 전에 설립되었고 동네의 한 쪽에 있어서 강서구의 상황과 같지 않다. 그러나 우리 동네의 한 쪽 곁에 미안한 듯 위치한 장애인 학교는 동네 주민들이나 대구 시민들과 교감하는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자원해서 주기적으로 봉사하고 자원하여 후원하기도 한다. 오고 가다 마주치는 학생들은 어색한 발음으로 밝게 인사를 한다. 그럴 때마다 그들에게 무엇인가 모를 마음의 빚을 진 것 같아 미안하고 고맙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 그것은 성경을 통해 하나님이 명령하신 이상적인 모습이다. ‘하나님의 명령’이란 의미는 이 명령이 왕이라는 바뀔 수 있는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영원히 존재하는 하나님으로부터 말미암았다는 뜻이다. ‘명령’이라는 것은 인간의 자선이나 긍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것임을 의미한다. 또 이상적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명하신 참된 모습이라는 뜻이다.

성경에서 거듭 반복되는 안식일이나 안식년 그리고 희년의 공통된 개념인 ‘안식’의 기본 정신은 이웃을 배려하는 것이다. 안식일은 나와 가족 종 그리고 심지어 가축과 땅 마저도 쉬게 하는 것인데 그것의 중심은 다른 사람도 나와 함께 쉬게 하려는 배려의 정신이다.

구약에 많이 등장하는 ‘모퉁이 남기기’도 성경이 강조하고 있는 약자 보호의 정신을 보여 준다. 농사를 짓고 추수할 때 다 거두지 말고 일정한 부분은 남겨 두어야 한다. 그 남겨진 모퉁이의 곡식은 가난한 이웃을 위한 몫이다. 사유재산이 보장되지만 이웃을 위한 의무는 사유재산의 독점적 사용을 제한하도록 한 것이 모퉁이 남기기의 기본 정신이다. 강서구에서 일어난 장애인 학교 설립 반대는 사유재산을 제한함으로 소외된 자들을 돕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유재산의 보호를 주장하는 것이다. 이렇듯 약자를 무시하지 말고 그들을 돌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성경의 일관된 정신이고 하나님의 준엄한 명령이다. 지금은 내가 그들을 배려하지만 나의 후손들 중에 장애인이 있다면 그때에는 다른 분들이 그를 배려해 줄 것이다.

영원토록 지속되리라는 언약까지 받았던 다윗 왕국이 남과 북으로 분열되고 결국 바벨론 제국에 의해 멸망한다. 그 멸망의 원인을 당시의 선지자들은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 원인은 다름아닌 사회에 공의와 정의가 무너진 것 즉 소외된 자를 돌아보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은 것임을 거듭 지적한다.

그들과 우리는 많이 닮았다. 남과 북으로 나누어 진 것, 애굽과 앗수르와 바벨론이라는 최강제국들 사이에서 누구와 손잡아야 하는가 혹은 어떻게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가를 고민한 것도 비슷하다. 그러나 결코 닮아서는 안 될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그들처럼 우리가 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경이라는 인류의 경전을 통하여 하나님이 말씀하신 것을 우리는 귀담아 들어야 한다.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라’는 것은 신의 기적에 기대하지 말고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라는 하나님의 따뜻한 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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