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 되새기자
추석, 더불어 살아가는 의미 되새기자
  • 승인 2017.10.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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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보다 긴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올해 추석연휴는 장장 열흘이나 된다. 그야말로 ‘황금연휴’다. 해외여행자 수도 지난해 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한다. 지난해 추석연휴 5일 동안 해외여행객 수는 46만9천여 명이었고 올해 설 연휴 5일 동안은 49만9천여 명이었다. 하지만 이번 추석연휴의 출국자 수는 120~130만 명까지로 전망된다.

국내여행객도 증가할 것이라 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연휴기간 3천717만명이 차량과 버스 등을 이용해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향을 찾아가는 ‘민족 대이동’ 과정을 거쳐 고향에 내려가 차례와 성묘가 끝나고 나서 남는 시간에 국내의 명승지를 둘러보는 가족여행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것이다. 힘은 들겠지만 가족끼리 함께 하는 정겨운 모습이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체불된 임금을 받지 못해 고향에 못가는 근로자들이 많다고 한다. 더욱 딱한 사람들은 홀로 사는 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그리고 돌아갈 집이 없는 노숙자들이다. 또 병든 몸으로 하루하루 끼니를 이어가기 힘든 사각지대의 노인들, 모두 우리가 사랑을 나눠야 할 이웃이다. 텔레비전에서 왁자지껄 방영하는 추석 특집 프로그램도 이들에게는 낯선 풍경일 따름이다.

그러나 명절은 명절이다. 요즘에는 먹을 것이 부족하지 않아서 추석날만 음식을 배불리 먹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향에서 먹는 음식은 다르다. 고향의 추석은 사람의 온기가 돌고 음식냄새가 좋은 명절이다. 추석에는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 같기만 해라”라는 말이 지금도 정감있게 들린다.

삶의 변화에 따라 명절을 보내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연휴 첫날부터 자식들이 고향의 부모를 뵈러 가는 귀성행렬로 고속도로가 붐비는 한편 부모가 객지에 있는 자식을 찾아가는 역귀성이 늘었다. 명절에 대한 생각과 보내는 방식이 바뀌어도 변함없는 것은 가족애와 이웃사랑이다.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거나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이의 축 처진 어깨를 도닥여주자.

추석은 정치권이 지역민심을 읽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객지에서 살 던 사람들이 고향을 방문하면서 각자 처한 지역의 현실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한다. 추석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열리는 정기국회에서는 여야가 안보와 민생을 함께 고민하는 생산적인 정치를 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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