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의 금리인상, 가계빚 연착륙이 관건
6년만의 금리인상, 가계빚 연착륙이 관건
  • 승인 2017.12.0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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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1.50%로 0.25%포인트 올렸다. 금리 인상은 2011년 6월 이래 6년5개월 만이다. 이로써 작년 6월 이후 지속된 초저금리 시대, 값싼 이자로 돈을 빌려 쓸 수 있던 시대는 마감됐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이 이미 시장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고 말했듯이 정부와 시장은 금리 인상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거나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금리 인상이 1천419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미칠 충격파가 우려된다. 장기간의 초저금리가 끝나면서 우리경제가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다. 금리 인상은 기업, 중소상인, 저소득층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분을 단순 반영할 경우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2조3천억원 늘어난다고 한다. 부채 상환이 어려운 위험가구와 한계가구를 중심으로 금융부실이 생길 소지가 크다. 영세 자영업자들도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게 된다. 이들 취약계층에서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금리인상의 충격파는 한계가구 100만명과 영세 자영업자 130만명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미칠 것이다. 한계가구는 가계부채 부실 우려가 큰 전체의 2.9%애 해당한다. 대략 32만 가구로 이들이 보유한 가계부채는 94조원이다. 가구당 3∼4명으로 가정하면 100만명 안팎에 이른다. 이들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처분가능 소득의 40%를 넘는다. 즉 소득의 40% 이상을 대출 원금과 이자 갚는 데 써야 한다는 의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기준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한계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 비용은 803만원에서 1천135만원으로 332만원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계가구 3곳 중 1곳은 자영업자다. 이들은 1인당 평균 부채가 3억 2천400만원으로 직장인 6천600만원보다 훨씬 많다. 이들은 한국경제의 뇌관이다. 자칫하면 큰 후유증을 앓을 수 있다. 기업들도 장기간의 초저금리기에 체질이 많이 약해졌다. 최저 금리에도 전체 기업 10곳 중 3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고 한다. 재계는 부채에 의존하던 체질을 하루 빨리 바꿔야 한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금융 불안의 위험도 가중된다. 이주열 한은총재가 “국제 경기 여건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신중히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듯이 신중한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긴축시대가 시작됐지만 금리 인상의 속도는 최대한 늦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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