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가 벽에 붙었군
참 부지런히 어디로 가나
어느 순간
달팽이가 없다
느린 보의 걸음이 벌써
참 부지런도 하다
태어남을 의식하며
시간의 바퀴에 매달린
나를 봤다
참 부지런히 어디로 가나
열심히 삶의 시간들을
메꾸어 나간다
어느 순간
아니 내가 벌써 여기까지
참 부지런도하다
내 삶이
참 빠르기도하다
◇김경숙=한국시민문학협회 사무국장
<해설> 그간 달팽이가 시계 바늘을 돌렸나 보다. 살아있다는 것은 존재하고 있다는 것. 영혼의 정원에 심은 풀에 꽃 없는 씨앗이 바람에 날리기까지, 우린 그저그저 숨을 쉬며 살아 온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이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