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널브러진 아카시아 꽃도
땅바닥에 다 떨어지고
오월의 신부 발걸음도 멈춰선 자리도
6월의 뙤약볕에 무릎을 끓는다
개구리 우는 소리만 들리던 들녘엔
모심는 이양기 소리만 들리고
정자나무 밑에 모여 있는 농부 네들
웃음 뒤엔 여전히 걱정만 들끓고 있다
오디도 익어 가고 뚝뚝 떨어진 껌정 오디가
땅을 덮으니 안타까운 마음 어디에 둘고
푸르던 복분자도 붉게 물들어
빨갛게 익어만 간다
텃밭에 감자 꽃도 활짝 피었다
양파도 제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마늘 캐는 손길이 바쁘게 보인다
풋풋한 고추 향에 농부의 입가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었으면 좋겠다.
◇김기갑=고창문인협회원
신영종합중기 대표
<해설> 농번기가 한창인 유월엔 누워있는 시체도 일어나 일을 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때때로 자신의 인생이 남보다 특별하지 않음에 실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계절의 선물인 자연의 경이로운 변신처럼 모든 평범함과 사소함에 애정이 깃들 때 비로소 특별함도 싹틀 수 있도록 활짝 웃으며 한번 살아 볼일이다. -성군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