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 확산되는 ‘항생제 내성균’ 공포
대구·경북에 확산되는 ‘항생제 내성균’ 공포
  • 승인 2017.12.19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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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지역에 항생제 내성균인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 지역에서도 항생제 내성균 감염 건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데다 서울 이대목동병원에서 잇따라 숨진 신생아 4명 중 3명이 병원에서 옮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됐기 때문이다. 우리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착각하면서 사탕 먹듯이 복용해온 항생제의 오·남용이 가져온 슈퍼박테리아의 역습이다.

그저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신생아들에 대한 1차 부검에서 ‘육안으로 관찰한 것만으로는 사망원인을 특정할 수 없고 추가 검사를 해야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는 소견을 발표했다. 그러나 보건당국의 역학조사에서는 사망한 신생아 4명 중 3명이 항생제 내성균인 ‘그람음성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확인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도 이들의 사망 전 혈액 배양검사에서도 그람음성균 감염이 의심된다고 했다.

항생제 내성균 감염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세계적으로 슈퍼박테리아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연간 70만명에 달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 6월부터 17일까지 대구·경북에서 항생제 내성균의 하나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 감염증인 ‘CRE’에 감염된 경우가 대구 216건, 경북 102 등 모두 318건이었다. 불과 1년 전에 비해 7배나 폭증했다. 임산부를 비롯한 시·도민들의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공포가 이해되고도 남는다. 슈퍼박테리아는 과다한 항생제 남용으로 내성이 강해져 기존의 항생제로써는 제어할 수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병원균이다. 인류가 발견한 기적 중의 하나가 항생제이다.

그러나 이 항생제의 남용이 항생제로는 치료가 안 되는 슈퍼박테리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슈퍼박테리아는 ‘조용한 살인자’(Silent Killer)로까지 불린다.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대처가 새롭게 당면한 인류의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항생제 사용량이나 내성률에서 유독 취약하다. 항생제 내성균의 확산을 막으려면 우선 항생제의 오·남용부터 줄여야 한다. 양식 어류나 축산물의 항생제 사용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슈퍼박테리아는 요양병원 등 의료시설 내에서 감염될 우려도 높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원인은 아직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떠나서라도 정부와 의료기관은 슈퍼박테리아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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