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에 사랑의 온도탑까지 얼어붙어서야
혹한에 사랑의 온도탑까지 얼어붙어서야
  • 승인 2017.12.2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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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가 저무는 가운데 한파가 몰아치면서 수은주가 급강하했다.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저소득가정 등 불우이웃들과 사회복지시설이 겨울 추위에 떨고 있다. 나라살림이 넉넉해서 이들을 불편 없이 돌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어쩔 수 없이 매년 그렇게 해 온 것처럼 우리 모두가 십시일반의 온정으로 이들을 보살펴야 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중심이 되어 이웃돕기 모금이 전국적으로 전개되면서 대구 사랑의온도탑이 23일 현재 45.5도로 비교적 순항하고 있으나 경북은 37도로 꽁꽁 얼어붙은 상태여서 걱정스럽다. 경북사회복지모금회의 올해 모금 목표액은 지난해 142억3천만 원보다 2% 늘어난 145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총 70억1600만원이 모금돼 사랑의 온도 52도를 기록했지만 현재 53억3650만원으로 사상 최저치인 37도를 기록하고 있다.

기부 열기가 꽁꽁 얼어붙은 것은, 경제지표와 달리 체감경기가 좋지 않아 경제적 여력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은 탓도 있지만 기부 관련 비리 사건이 연이어 터져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8월 사회복지단체 ‘새 희망 씨앗’이 불우아동을 위한 기부금 128억 원을 유용한 사건이 터졌다. 특히 ‘딸의 희소병 치료를 도와 달라’며 모은 후원금 12억 원을 탕진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은 성금 모금에 찬물을 끼얹었다.

기부에 대한 불신풍조는, 국내 기부 참여율이 2011년 38.4%였으나 올 들어 26.7%로 10%포인트 이상 낮아졌다는 통계청 자료로도 입증된다. 그런가 하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조사한 ‘나눔 실태 및 인식 현황’에는 ‘기부단체의 정보 공개에 문제가 있다’는 응답자가 72.5%나 된다는 기막힌 자료도 있다.

기부단체부터 정신을 차려야 한다. 철저한 관리와 투명한 감시 시스템을 갖춰 기부금 불신부터 해소해야 한다. 공시의무를 강화하고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합하는 등의 대책도 서둘러야 한다. 투명성 확보와 신뢰성 회복은 기부금 단체의 존립이 걸린 일이다.

고통과 어려움은 여러 사람이 거들수록 가벼워진다. 개울물이 모여 강물이 되듯 작은 정성이 모이면 사회가 더욱 밝아진다. 넉넉하지 않더라도 조금 형편이 나은 이들이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밀어야 할 세밑이다. 정부와 모금단체도 기부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도록 투명성을 더욱 높여 사랑의 손길이 더욱 뻗어나가도록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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