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 아프다
빗방울이 갈라진 땅을 후려치듯
손가락마디가 쑤시고 끈어질 듯 아프다
긴 가뭄에 땅은 거북이 등껍질을 보이고
홀로 남겨진 나무배는 방향을 잃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네
내 손등의 주름진 골처럼
저수지는 갈라져 입을 벌려
아픔을 외쳐 보는데
갈라진 대지
농부의 속타는 마음
그 소리 먼지가 되어
바람으로 사라져 버렸네
하늘의 무심함에도
땅은 조용히 단비를 기다린다
대지의 넓은 마음을
손가락 아픔으로
느껴본다
◇권선오 = 경남 양산 출생
아시아문예 등단
울산산업고등학교 행정실 근무
<해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농사는 천하의 기본이 되는 일로서 아주 중요한 일일 수 밖에 없다. 농부의 마음이란? 비가 오면 홍수 때문에 걱정이고 가물면 가뭄 때문에 또 걱정이다. 결국 작품 속에 녹아 있는 농부의 마음은 긴 기다림이요 한 숨인 것이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하늘만 쳐다 봐야하는 농부의 마음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어 보는 이도 안타깝다. -이재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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