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의 요소, 상보성
매력의 요소, 상보성
  • 승인 2018.01.10 11:07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주간 매력의 요소 근접성, 유사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주는 매력의 요소, 상보성(相補性)의 원칙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상보성은 서로 자신의 부족한 것을 보완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는 말이다. 키 작은 사람이 키 큰 사람에게, 작고 마른 여자가 키 크고 덩치 좋은 남자에게, 밝은 성격의 사람이 자신의 성격과 반대되는 조용하고 차분한 사람에게 끌린다는 것이다.

필자는 아내와 많이 다르다. 달라도 참 많이 다르다. 그 다름이 둘을 서로 끌어당겼는지 몰라도 우리 둘은 20년째 함께 왼손과 오른손처럼 살고 있다. 먼저 나는 계획을 잘 하지 않고 닥치면 하는 스타일이다. 반대로 아내는 어떤 일이든지 계획을 하고 그 계획대로 일을 해야 마음이 놓인다. 때론 이런 스타일의 차이 때문에 삐걱거림도 있지만 서로의 부족함은 많이 보완이 되는 듯하다. 아내는 준비는 잘 하지만 갑자기 닥치는 일에는 긴장을 하고 제대로 일처리를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나는 임기응변에 강한 편이라 어떤 계획되지 않은 일이 생겨도 긴장을 잘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즐긴다고 할까. 급작스런 일에 적응이 빠른 편이다. 아내도 한 번씩 놀랜다. 내가 준비하지 않은 일을 만났을 때 일을 척척해내는 모습을 보고 신기해한다. 때론 신기함을 넘어서 존경의 눈빛을 보낼 때가 있다. 아내는 준비하는 사람이라 내가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완해준다. 나와 같은 성격의 아내를 만났더라면 우리 가정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여행을 갈 때도 그렇고 어떤 일을 처리해야 할 때도 아내가 미리 준비해서 기한에 맞춰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준다. 그 점이 개인적으로 난 참 고맙다. 그리고 그런 아내가 든든하다. 현실적이고 세밀한 부분을 잘 보는 아내와 미래지향적이고 전체의 큰 그림을 잘 보는 나.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20년째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

아내는 국에 담긴 고기는 싫어한다. 국물보다는 채소 같은 건더기를 좋아한다. 아내와 함께 돼지 국밥을 먹으면 아내는 국밥 안에 든 고기를 모두 나에게 준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국밥을 먹는 재미가 솔솔 하다. 옛날 어른들이 “부부는 서로 달라야 잘 산다”라고 하셨다.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살아보니 그 이유를 조금 알듯하다. 서로 보완되어 낭비가 없으니 말이다.

한 번씩 길을 가다 보면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와 작은 체구의 가녀린 여성 커플을 볼 때가 있다. 어쩜 저렇게 다르게 생겼을까 싶다. 말 그대로 ‘미녀와 야수’다. 다름이 서로를 끌어당긴 듯하다. 유사함도 서로를 끌어당기지만 이렇게 다름도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사람은 연기자가 아닌 이상 두 가지의 모습을 하고 살긴 힘들다. 다정하면서 냉정하기는 힘들고 주장적인 사람이면서 듣는 것도 잘하는 수용적인 사람이기는 힘들다.

자신이 갖지 못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 누군가 장점으로 보여 질 때 사람은 그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그 사람이 채워줄 것 같기 때문이다. 그 사람과 있으면 자신이 완벽해질 것 같은 착각을 가지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약점이 있기 마련이다. 그 약점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인정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은 적다. 자신의 약점은 그야말로 숨기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그래서 자신의 약점이 사람들에게 드러날까 봐 남몰래 마음 졸이며 산다. 안 그런 척, 때론 그런 척하며 살면서 자신의 약점이 공개될까 불안해한다. 그러다가 몰래 숨겨온 ‘아킬레스 건’ 같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줄 그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그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되나 보다. 그래서 자신이 불편해 했던 ‘약점’이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필자는 ‘주도형’이라 내 생각을 고집스럽게 펼치는 편이고 아내는 ‘수용형’이라 이런 나의 의견을 잘 따라주는 편이다. 말 그대로 부창부수(夫唱婦隨)다.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우린 서로 성장해가고 있다. 자전거 페달도 하나가 올라가면 반대편의 페달은 내려가야 한다. 그렇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이유를 알 수 없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적인 사람이 있다. 매력이 있다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어떤 능력보다 큰 능력이다.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의 요소 근접성, 유사성, 상보성을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며 올해도 매력 넘치는 한 해가 되어보자.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