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상압력, ‘한국 길들이기’는 아닌가
美 통상압력, ‘한국 길들이기’는 아닌가
  • 승인 2018.02.2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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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통상압박에 대해 “당당하게 대응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는 WTO 제소와 한미FTA 위반 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해 나가고, 한미FTA 개정 협상을 통해서도 부당함을 적극 주장하라”고 주문,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시사해 주목된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공세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이번에는 철강산업이다. 미 상무부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12개국 철강제품에 대해 “미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53%의 초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이 미 안보를 위협하는 국가로 분류된 점이다. 12개국 가운데 미국과 동맹 관계인 나라는 한국뿐이다. 당장 연간 3조원 규모의 대미 철강수출이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그런 까닭에 한·미동맹에 의문을 제기하는 미국 조야의 분위기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국경제를 무너뜨릴 기세다. 지난 13일 백악관 공개무역회의에서 우리나라를 맹공격했다. 50분간 회의에서 10분가량을 한국과의 무역 문제를 지적했다고 한다. 중국을 10번, 일본을 4번 거론했으나 한국은 무려 17번이나 거론했다고 하니 한국이 과연 미국과 혈맹관계인지 의심스럽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그 협정은 재앙”이라며 “재협상 성과가 없으면 폐기하겠다”고 했다. 한미관계가 왜 이처럼 살벌해졌는지 정부는 반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의 생각을 돌리기 위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보이지 않음이 이해되지 않는다.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일본과 너무나 비교된다. 한미 양국간 통상갈등이 격화될 경우 동맹 관계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벌써 그런 징조가 보이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지난 10일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한 이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화가 불통 중이다. 양국 정상간 통화는 지난 2일이 마지막이다. 정상간 소통부재가 미국의 통상압박과 무관해 보이지 않으니 답답한 일이다.

정부는 무역에 관해서는 동맹국이 아니라는 트럼프의 냉혹한 시각을 바로 잡아야 한다. 무엇보다 안보와 통상문제에 한미 양국 간 소통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특히 사드배치와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한·미간 갈등은 없었는지 면밀히 점검하기 바란다. 현 상황에 대해 미국의 ‘한국 길들이기’가 시작됐다는 지적이 있음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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