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됨이란 것은 정성이 지극한 것이다(眞者精誠之至)
참됨이란 것은 정성이 지극한 것이다(眞者精誠之至)
  • 승인 2018.02.2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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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 전 중리초등 교장
서울에서 설 차례를 지내고 동대문밖에 있는 동묘(東廟)에 갔다. 동묘는 동관왕묘(東關王廟)라고도 하는데 보물로 지정된 곳이다. 조선시대에 삼국지에 나오는 관우의 신상을 모신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자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員階下馬)’의 돌비석이 서 있었다. ‘모든 관원은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모두 다 말에서 내리라.’는 뜻이다. 왼쪽 비각안의 비문 글씨는 숙종, 영조, 사도세자(장조), 정조의 글씨가 다른 글씨체로 새겨져 있었다.

정전의 중앙에는 누런 황금 옷을 입은 관우가 긴 수염을 늘어뜨리고 미염공의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젊어서는 제일 재미있는 소설이 삼국지였다. 그 중에서도 관우가 등장하는 장면은 소설 내용 중의 백미였다. 유비를 위하여 관우는 82근이나 되는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면서 적장의 목을 풀잎 자르듯이 벴다. 마냥 경이로웠다.

관우가 싸움에서 독화살을 어깨에 맞았다. 당시 명의 화타에게 뼈를 갉아내는 소리가 나는 엄청난 큰 수술을 받으면서도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았다. 마주 앉아 장기를 두는 부하 장수가 인상을 일그러뜨리면 도리어 독촉하는 꼿꼿한 모습을 보였다. 관우의 인내심은 대단하였다.

지금 평창에서는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도 좋은 결과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나는 경기가 컬링, 아이스하키, 여자 3000m 계주, 스켈레톤,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트, 봅슬레이 등이다.

국민들도 흥이 나고 관심이 대단하다. 선수들의 환호하는 모습과 웃음은 보기 좋다. 또한 울음도 가슴 뭉클하게 한다. 모두 엄청난 인내심으로 노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모든 나라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사실 삼국지에는 잔재주와 잔꾀를 부리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정상적인 것을 바꾼다. 자기 지혜만 믿고 일을 제멋대로 한다.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다. 충고를 듣고도 만용을 부린다. 의견이 다르면 무조건 배척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삼국지를 읽지 말라고 한다. 장자는 어부(漁父)의 입을 빌려 당시 공자의 인의(仁義)에 대하여 비판했다.

사람에게는 여덟 가지 허물이 있다. 자기 일이 아닌데도 동네방네 나서는 것을 ‘도맡음’이라 하고, 옆에 사람은 아예 듣지도 않는데 혼자 떠드는 것을 ‘말재주’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비위에 맞추어 말하는 것을 ‘아첨’이라 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하는 말을 ‘아부“라고 한다.

그저 남의 흠결과 잘못을 말하는 것을 ‘참소’라 하고, 친구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을 ‘해침’이라 한다. 또 거짓말로 남이 패가망신 하도록 하는 것을 ‘사악함’이라 하고, 목적 달성을 위하여 쑥덕거리는 것을 ‘음흉함’이라 한다.

또 사람에게는 네 가지 근심거리가 있다. 정상적인 것보다는 공명을 내 세우는 것을 ‘외람됨’, 지혜만 믿고 남을 침범하여 제멋대로 하는 것을 ‘탐욕’, 말과 행동이 매우 거칠고 비꼬여 더욱 심해지는 것을 ‘패려궂음’, 자기와 의견을 달리하면 원수로 생각하는 ‘자만’이 그것이다.

‘자기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자기 발자국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림자를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발을 자주 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할수록 발자국은 더욱 많아졌다. 그는 그림자가 몸에서 떨어지지 않자, 처음에는 빠른 걸음으로 걷다가 나중엔 달리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열심히 하여도 그림자는 떨어지지 않고 발자국은 많아지기만 하였다. 그 사람은 스스로 아직도 느리다고 생각하여 쉬지 않고 더욱 빨리 달리다가 힘이 떨어져 결국 죽고 말았다.’

이야기를 듣던 공자는 크게 깨닫고 “무엇을 참됨이라 합니까?”하고 물었다.

어부는 “진자정성지지(眞者精誠之至)입니다.”하였다. ‘참됨이란 것은 정성(精誠)이 지극한 것이다.’라는 뜻이다. 정성(精誠)의 의미는 ‘온갖 힘을 다하려는 참되고 성실한 마음’이다. 얼마나 어렵고 힘들면 속담에도 ‘정성을 다했다고 마음을 놓지 마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그 사람은 그늘 속에 들어가서 그림자를 없애고, 아주 조용한 곳에 머물면서 발자국을 쉬게 할 줄 몰랐다. 그야말로 어리석음이 정말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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