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문 개방하고 취수원 옮겨라
낙동강 수문 개방하고 취수원 옮겨라
  • 승인 2016.09.01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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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민의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하수구에나 살고 있는 실지렁이가 발견된 것은 충격적이다. 낙동강 수질이 하수구 수준으로 썩어 가고 있다는 의미다. 녹조와 큰빗이끼벌레에 이어 실지렁이까지 발견되는 등 2급수의 낙동강 수질이 4급수로 전락하자 250만 시민들의 먹는 물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31일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고령군에 위치한 낙동강 사문진교 아래에서 강바닥을 조사했다. 강바닥을 삽으로 퍼내자 악취가 풍기는 시커먼 뻘이 나왔다. 뻘을 파헤치자 빨갛고 가느다란 지렁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하수구 같은 오염된 곳에서만 사는 실지렁이다. 고운 모래가 덮여 있던 낙동강에 강물이 흐르지 않게 되자 바닥에 오염된 뻘이 쌓이면서 실지렁이가 사는 시궁창으로 전락한 것이다.

환경부는 4급수 지표종으로 실지렁이와 깔다구, 나비에벌레, 거머리, 꽃등에 등의 생물을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가 규정하는 수질 정의를 보면 4급수를 ‘오염된 강물’로 규정하고 ‘수돗물로 적합하지 않으며 약품처리 등 고도청수처리 후 농업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당장 대구시민의 식수 안전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동안 남조류의 대량 창궐로 인한 녹조와 물고기 떼죽음, 외래종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의 등장으로 의심받던 식수원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더욱 가열될 수밖에 없게 됐다.

낙동강 수질 개선 대책이 시급해졌다. 이에 대해 대구시 상수도본부관계자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어 안전하게 마실 수 있는 수돗물 수질기준을 확보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환경부의 따르면 4급수를 약품 처리해도 공업용수로만 사용할 수 있을 따름이므로 정직하지 못한 말이다. 환경단체들이 성명을 통해 지적했듯이 낙동강의 시커멓게 썩은 뻘바닥은 용존산소조차 고갈되면서 실지렁이류나 살 수 있을 정도로 악화된 것이다. 그간 누누이 지적되었듯이 낙동강이 4대강 보로 막혀 일어난 결과이므로 보를 해체하거나 수문을 상시 개방하는 것이 유일한 대책이다.

취수원 문제도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이 문제를 놓고 몇 년간 씨름을 하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더구나 최근에 와서는 대구시의 해결의지 마저 의심스러워지고 있다. 통합공항 이전문제만 급한 것이 아니다. 대구시민의 생명수인 상수원 문제보다 더 시급한 것은 없다. 권영진 시장은 임기 내에 깨끗이 해결한다는 각오로 적극 추진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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