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을 나누는 넉넉한 한가위 되기를
인정을 나누는 넉넉한 한가위 되기를
  • 승인 2016.09.1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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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다. 추석 때처럼 평소에도 잘 먹고, 잘 입고, 즐겁게 보내길 염원하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것이다. 그만큼 추석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풍요와 나눔의 상징이다. 일가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정담을 나누고, 수확한 햇곡식과 과일로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며, 보름달을 보면서 소망을 비는 의미 있는 날, 한민족의 최대 명절 추석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추석연휴는 12일과 13일을 연차로 쓰거나 휴가를 얻으면 장장 9일의 초장기 휴가가 된다. 손마다 무겁게 선물꾸러미를 들고 새 옷을 입고 고향을 향하는 길이면 평소 서너 시간 고향길이 열 시간이 넘어야 당도하게 되지만 그 먼 길을 그래도 기를 쓰고 간다. 마치 그곳에 가면 만사가 형통해질 것처럼. 그래서 더욱 고향을 찾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음지가 있듯이 고향을 찾아 갈 수 없거나 명절이 반갑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 이역만리 낯선 나라에 와서 일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들. 동남아시아 등 외국에서 찾아 와 가정을 꾸린 수많은 여인들이 있다. 기업체나 단체에서 선물꾸러미를 앞에 놓고 사진을 찍는 일조차 드물다는 양로원과 고아원 등 사회복지시설이 온정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명절인데도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 일자리를 잃은 사람 등 명절이면 더 외로움을 타는 불우이웃들에게는 명절이 더없이 참혹한 고통이 된다.

지난해도 그 전해도 그렇더니 올해도 추석연휴에 가족끼리 해외로 가는 발길이 분주하다. 동남아로 떠나는 항공권이 동이 났고 제주도편도 마찬가지다. 콘도며 명승지의 호텔도 벌써 계약이 끝난 상태다. 그럴수록 빈곤가정은 더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흔히 하는 말이지만 기쁨은 나누면 두 배로 커지고 슬픔은 나누면 반으로 준다고 한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도 이웃에서 아는 체하고 위로하고 조금씩 거들어주면 기쁨으로 견딜 수 있게 된다. 기독교의 사랑이나 불교의 자비는 결국 나눔에서 출발한다. 모두들 마음의 문을 열 때다. 고향에서 자식을 기다리며 발자국소리에 귀기우리고 있는 부모들의 애타는 마음을 헤아릴 때다.

폭염 끝에 다가 온 추석에 막혔던 정을 나누면서 피곤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힘을 듬뿍 충전하기 바란다. 특히 식중독에 주의해야 하겠고 오가는 길에 음주운전은 어떤 일이 있어도 삼가 해야 한다. 이 나라의 모든 이들이 모두 즐겁고 넉넉한 명절을 보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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