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행국감 대결정치, 경제위기는 어떻게 푸나
파행국감 대결정치, 경제위기는 어떻게 푸나
  • 승인 2016.09.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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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로 빚어진 여야 대치정국이 정기국회 첫 국정감사를 파국으로 몰아넣었다. 그런가 하면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야(野) 3당이 지난 24일 새벽 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서 단독 처리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해임안 수용을 거부했고 새누리당은 20대 국회 첫 국회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집권당의 의사일정 거부로 국정감사가 파행하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다. 26일 상임위 곳곳에서 국정감사가 파행을 겪었다.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상당수 상임위는 아예 문도 열지 못했고, 야당만 참여한 반쪽 국감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야당의 몽니로 인해 국감이 파행된 예는 수없이 많으나 여당이 국감을 마비시키는 것은 아무리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더라도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역할과 책무를 집권당 스스로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행정부 견제라는 국회 본연의 책무를 포기한 직무태만 행위로 비쳐질 뿐이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후폭풍이라는 사유가 모든 걸 합리화할 수는 없다. 진짜 이유는 내년 대선을 앞둔 주도권 다툼으로 보인다. 여야와 청와대가 마치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를 연상시킨다. 새누리당은 반문해 보기 바란다. 해임건의안 처리와 국정감사가 무슨 상관인가.

한편 해임안 통과시의 정세균 의장의 의사진행에도 문제가 있었다. 세월호특조위 연장과 어버이연합 청문회와 연계시키려 한 듯한 정 의장의 발언도 문제의 발단을 제공한 측면이 있다. 국회의장으로서 보다 신중하지 못했던 아쉬움, 중재자로서의 흠결도 보인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이 국정감사를 보이콧하고 당대표가 단식투쟁하는 것은 집권여당답지 않다.

국회가 그 정도의 일로 파행할 때가 아니다. 북핵과 노동계 전면파업으로 민심이 흉흉한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게다가 각종 경제지표가 외환위기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으나 마땅한 처방전을 찾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시기이다. 그 어느 때보다 국회가 국정의 중추역할을 담당해야 할 엄중한 상황이다. 현상황에서 정치권의 극한대결은 어떤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만약 정기국회 파행이 장기화할 경우 상당한 책임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돌아가게 됨을 명심하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국회 파행이 길어질수록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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