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국감포기-당대표 단식’이 남긴 것
새누리 ‘국감포기-당대표 단식’이 남긴 것
  • 승인 2016.10.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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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국정감사 복귀’를 선언하면서 일주일간의 국회파행 사태는 일단락됐다. 새누리당은 그제 이정현 대표의 단식중단 선언 직후 의원총회를 열고 4일부터 국감에 복귀하기로 했다. 그간 국정운영을 책임진 집권당으로의 국회마비에 대한 비판여론이 거셌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국감에 복귀해 국정 책임을 다하라는 국민의 뜻에 순명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단식을 멈추며 여당의원의 국감 복귀를 강력히 요청한 건 현명했지만 국감파행 일주일만에 나온 것이 유감스럽다. 애초에 여당 대표가 입법부 수장인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하는 것은 무리한 발상이었고 민심이반은 물론, 같은 당내에서도 반대의견이 많은 등 동력을 잃은 처사였다. 뒤늦게나마 국회 복귀를 결정한 만큼 그동안 소홀히 한 국감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여소야대’ 의석과 ‘야당 출신 국회의장’ 체제가 보여줄 앞으로의 국회 상황에 대한 예고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새누리당은 국감 참여와는 별개로 정세균 국회의장을 상대로 ‘정치적 중립성 위반 책임을 계속 물을 것“이라고 했고, 정 원내대표는 국감 복귀를 결정하면서도 정 의장에 대해 “‘의회주의 파괴’ 책임을 물을 것”, “형사고발도 취하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한 것은 정국불안의 불씨를 살려 놓은 것으로서 극히 유감스럽다.

정 의장도 여당의 등원 소식에 “나라가 매우 어려운 시기에 국회가 걱정을 끼쳐드린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고 외견상 화답했다. “이 대표 건강이 하루빨리 회복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하지만 정 의장이 국회정상화를 위해 먼저 사과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건 큰틀의 정치가 아니다. 새누리당이 국감보이콧 투쟁의 타깃인 정 의장에 대해 ‘사퇴’에서 ‘사과 및 재발 방지’로 압박수준을 낮췄음에도 정 의장은 “잘못한 게 없고 법적으로 하자”며 물러서지 않았다. 여야 사이에서 거중조정하며 정치적 운영의 묘를 살려 정치복원에 힘써야 할 의장으로서 함량 미달이 아닐 수 없다.

국감파행 1주일간의 소동은 집권여당-국회의장의 역할과 책임의 중차대함을 새삼 확인시켜 주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정국운영을 포기해서는 안 될 여당의 책임과 중재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할 국회의장의 무한책임을 곱씹게 한다. 정치는 대화와 타협이다. 국민을 우롱한 정치권의 볼썽사나운 추태를 더 이상 보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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