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피해 복구와 재해예방책 점검
태풍피해 복구와 재해예방책 점검
  • 승인 2016.10.0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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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강풍과 물폭탄을 동반한 제18호 태풍 ‘차바’가 동해안 지역으로 빠져 나가면서 포항과 경주 일대에 극심한 상처를 남겼다. 이번 태풍은 중형급이었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우리나라 부근을 지나갔는데도 불구하고, 13년 만에 가장 강력한 규모로 불어 닥친 바람에다 최대 300㎜에 육박하는 폭우까지 동반하면서 포항과 경주 일대가 쑥대밭이 됐다.

9·12 강진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차바’가 경주를 220㎜ 이상의 물폭탄으로 강타했다. 갑자기 불어난 물로 서천 둔치의 차량 60여대가 강물에 잠기고, 불국동 마을 안길 등 9곳에서 도로 유실이 발생했다. 감포 노동리 등 6곳에서 산사태가 잇따랐다. 강진으로 지붕 기와 피해가 잇따랐던 경주 황남동 한옥촌 경우, 지붕기와를 대신하고 있는 임시천막이 강풍으로 날아가면서 빗물이 집안으로 스며들어 물난리가 났다.

포항은 하늘에 구명이 난듯 155.3㎜의 비를 퍼부으면서 흥해읍, 장성동, 효자동 등 저지대 상가가 물에 잠겨 23가구 주민 5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1층까지 물이 차 올라 탈출조차 어려웠다. 119구조대가 1층 방범창을 잘라내고서야 간신히 구조했다. 배수펌프 부실이 원인이었다.

10월 태풍은 10년에 한 번 꼴일만큼 흔치 않다. 이번 태풍처럼 엄청난 바람과 물폭탄을 순식간에 퍼붓는데는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한옥마을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천막이 강풍에 날아가지 않도록 끈으로 묶고 모래주머니를 다는 등 경주시가 애쓴 보람도 없어졌다. 지진 피해복구가 겨우 20% 정도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경주가 태풍피해까지 입은 것이다.

태풍 ‘차바’는 지나갔으나 비 소식은 잇달아 있고 또 언제 태풍이 덮칠지 알 수 없다. 이상기후에 의한 집중호우의 위험도 있다. 수해복구가 시급하지만 지역에 맡겨 두기에는 피해가 너무 광범위하고 상처가 깊다. 예산 뒷받침과 인력부족 등 아쉬운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재난지역선포를 통해 범정부차원에서 팔을 걷고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차바’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자연재해 대응을 철저히 점검할 시점이다. 저지대의 배수펌프, 하천둔치의 주차장, 도심의 배수로, 절개지 옹벽 등 눈을 돌려 보면 아찔한 곳이 수두룩하다. 경주와 포항에 태풍의 위력이 집중된 탓도 있지만 평소 준비가 부족한 면도 있다. 예고 없이 찾아왔던 지진과 마찬가지로,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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