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시장, 신공항건설에 정치생명을
권영진 시장, 신공항건설에 정치생명을
  • 승인 2016.10.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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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벼르던 대구시가 슬며시 꼬리를 내리고 있지만 실상 예견된 일이다. 이미 영남권 신공항 건설은 물 건너갔고, 대구국제공항·K-2군공항 통합이전 방침이 확정된 상황에서 검증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대구시가 정부 방침을 뒤집을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또 제대로 된 새대구공항을 마련해야 하는 입장이고 보면 미운털을 박아서 이로울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의 그런 입장은 오는 14일 연구용역결과를 발표하는 세미나를 열 계획이었으나 별다른 이유없이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면서 분명해졌다.

대구시는 당초 검증의 이유로 제시한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가 타당한지, 김해국제공항 확장안이 적절한지 등에 대해서도 “당시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용역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정부의 영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서는 따져 묻지 않고 실리를 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통합공항 이전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는 대구시로서는 그런 실리주의가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권영진 시장으로서는 중대사안을 놓고 허언을 한 셈이 됐다. 지난 6월 25일 동성로에서 열린 ‘남부권신공항 백지화 진상규명 촉구대회’에서 권영진 시장이 검증결과에 따라 신공항 재추진 가능성도 있음을 분명히 밝힌 것이 빈말이 된 것이다. 사실 오늘의 이런 사태는 김해공항 확장안 검증작업에 나서기로 했을 때 예견됐었다. 시로부터 공조 검증임무를 부여받은 대구경북연구원 일부 관계자들조차 ‘의미 없는 검증’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시민단체도 “검증은 수억원짜리 ‘생색 행정용 쇼’에 불과하다”며 권 시장을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는데 그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검증결과를 통합이전 공항의 규모를 정하는 근거자료로 활용한다는 구상은 권 시장의 체면을 세우기 위한 면피용이긴 하지만 효용성 있는 발상이다. 대구시 관계자도 “이 연구 용역은 앞으로 김해공항이 3800만명의 영남권 이용객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지 검증해 통합이전 공항의 규모를 제시하는 근거자료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거두절미하고 권영진 시장은 이제부터 제대로 된 신공항 건설에 정치 생명을 걸 필요가 있다. 지금 쟁점이 돼 있는 대구시의 ‘접근성’과 경북도의 ‘균형발전’은 공통분모를 찾기가 쉽지 않다. 대구시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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