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정치권과 대화하라
박 대통령은 정치권과 대화하라
  • 승인 2016.11.03 21:2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권과 협의없이 총리를 전격 내정하면서 정국이 완전히 얼어붙었다. 야 3당이 박 대통령에게 개각 철회를 요구하고 김병준 총리 내정자 등 새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부키로 한 것이다. 총리는 국회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으니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할 판국이다. 책임총리로서 국무위원 제청권과 각료해임 건의권을 보장하면, 야당이 수용할 것으로 본 단견이 문제다.

야당의 반발이 격렬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은 총리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전면 거부하기로 했을 뿐만 아니라 그간 극도로 자제해 왔던 ‘탄핵-하야’ 목소리까지 거침없이 터져 나오고 있어서 벼랑끝까지 내몰린 느낌이다. 민주당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중대결심’ 또는 ‘하야·퇴진’을 언급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대통령 자격없다. 즉시 물러나라’고 거듭 외쳤다. 종편TV의 출연자들도 총리내정을 유보해야 한다거나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른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야권 반발을 보면 여소야대 국회에서 총리 인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국회에서 총리 인준이 무산될 경우 국정의 불안은 더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인사는 시국의 수습이 아니라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새누리당에서도 반발 기류가 조성되고 있다. 비박계는 박 대통령의 돌발 행보가 가뜩이나 꼬인 정국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며 야당 못지않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사실상 ‘수용 불가’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이 말한 그대로 대통령의 변함없는 불통만을 드러냈을 뿐이고 국민을 절망에 빠뜨린 결과가 됐다며 상황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3일 김병준 총리내정자는 총리지명을 스스로 반납하지 않겠느냐는 희망과 반대로 수락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국회 청문회 통과가 안 될 경우 물러가겠다는 말도 남겼다. 박 대통령은 정국수습을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 2일 전직 국회의장, 총리 등 원로들이 “더 이상 박 대통령에게 국정운영을 맡기기 어려운 사태에 이르렀다”며 초당적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한 것을 잊었는가. 이대로 밀어붙이면 불가불 하야나 탄핵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지금이라도 야당과 협의를 시도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마음을 열지 않으면 정국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