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 주자들의 자극성 발언 경쟁
야권 대선 주자들의 자극성 발언 경쟁
  • 승인 2016.12.0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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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촛불집회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아 야권 지도자와 대선주자들 사이에서 살벌하고도 자극적인 투쟁적 막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거기다가 말장난까지 계속되면서 마치 강성발언 경쟁을 벌이는 것 같다. 자고나면 말을 바꾸는 대선주자도 있다. 그들이 선동적이고 투쟁적인 발언을 해야 지지도가 상승한다고 판단해 그런지는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다음 정권을 잡겠다는 정치 지도자들이 보일 책임 있는 모습은 아니다.

말 바꾸기로 정평이 나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4일 SNS에서 “탄핵이 부결되면 민심의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라 했다. 법을 아는 변호사인 문 전 대표가 국회 탄핵이안 되면 법에 승복하지 않겠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발언이다. 같은 날 광주를 방문한 문 전 대표는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이나 1987년 6월 항쟁이 미완에 그쳤다며 “이제는 제대로 된 시민혁명을 할 때”라고도 말했다. 혁명이라는 말이 섬뜩하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의 투쟁적이고 자극적인 발언은 상식의 기준을 넘어서고 있다는 여론이다. “여러분의 손으로 무덤을 파자”, 박 대통령을 “박정희의 유해 옆으로 보내주자”, “수갑을 차고 구치소로 직행해야 할 사람” 등 그가 쏟아내는 살벌한 말들도 명망 있는 정치지도자의 말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심지어 이 시장은 박 대통령을 가리켜 ‘박 전(前) 대통령’이라고 호칭하기도 했다.

더욱이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은 ‘사이다·고구마’ 논쟁으로 국민을 실소케 하고 있다. 한 쪽이 ‘사이다는 금방 목이 마르고 고구마는 배가 든든하다’고 공격하니 상대는 ‘배가 고플 때 갑자기 고구마를 먹으면 체한다’고 맞받아쳤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지도자들 답지 않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탄핵안이 가결되지 않으면 국회와 청와대가 횃불에 탈 것”이라고도 했다. 이쯤 되면 정치가 아니라 선동인 것 같다.

정치지도자들이 격한 시위현장에 나타나서 강성 발언을 함으로써 그 자리에서는 환호를 받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거친 언어로 상승한 지지율은 금방 사라지는 물거품이라는 것을 그들은 까달아야 한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국정파탄에 분노하고 있지만 불과 한 달 여 사이에 다섯 번이나 자신이 했던 말을 번복하는 그런 신뢰성 없는 지도자를 원하지는 않는다. ‘저 사람은 대통령 될 만하다’는 소리를 듣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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