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내홍 심각, 차라리 친박이 용퇴를
새누리 내홍 심각, 차라리 친박이 용퇴를
  • 승인 2016.12.1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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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 내 친박과 비박의 내전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급기야 12일 상대방에게 “당을 나가라”고 주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에서 비박계를 “당을 분열, 파괴한 주동자”,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배반과 배신·역린의 아이콘”이라고 맹비난하며 “함께 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응해 비박계의 황영철 의원은 비상시국위원회 총회 후 이정현·서청원·최경환 등 친박 핵심 의원 8명을 ‘최순실의 남자들’로 규정하며 탈당을 요구했고 친박 구당모임에 대해서도 “수구세력의 정치생명 연장 술수”라고 반발했다. 거대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참담한 말로에 기가 막힌다.

특히 친박 핵심인 이장우 의원이 비박계 의원들을 향해 퍼부은 말을 들어 보면 시정잡배보다 더 천박하다. 김무성·유승민 의원 등의 행동에 대해 “자기를 부정하고 씨도 없는 파렴치한 일” “인간 이하의 처신” “부모 형제를 내친 패륜”이라고 막말을 퍼부은 것이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찬성을 부모에 빗대어 ‘패륜’이나 ‘씨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말한 것이다. 국민에게 무한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박 대통령에게 무한 충성해야 한다는 시대착오적인 집단이다.

특히 친박-비박이 각자 계파별 모임을 결성해 세(勢) 규합을 과시하면서 이른바 중도성향 의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대대적 포섭 작전’에 들어간 모양새다. 대통령 탄핵 후 폐족 위기론까지 제기됐던 새누리당 친박계는 13일 친박 구당 모임인 ‘혁신과통합보수연합’을 결성하면서 반격에 나설 채비를 본격화했다. 이제 천지개벽할 극적인 계기로 봉합되지 않는 한 새누리당의 분당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도 탈당하지 않고 서로 ‘나가라’고만 하는 이유가 흥미롭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당을 나갈 생각을 하지 않는 이유는 500억원이 넘는 당 재산과 보수 기득권을 지키는 게 목표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당을 나가면 당 재산은 고스란히 포기해야 하는 정당법에 발이 묶여 있다는 것이다. 더욱 탈당하여 신당을 만들면 조기 대선에 적절히 대응하기 힘들고 창당도 쉽지 않다. 그런 이해타산 때문에 친박과 비박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분탕질하면서 국민만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친박과 비박이 한 울타리에 동거할 수 없다면 탄핵의 한 축인 친박이 용단을 내리는 것이 도리다. 친박계는 대통령과 함께 탄핵 당했다고 보는 것이 양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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