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고용절벽에 정치권-대선후보가 나서야
최악 고용절벽에 정치권-대선후보가 나서야
  • 승인 2017.02.2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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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일자리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올해 신규채용 및 투자계획을 확정한 곳은 단 4곳뿐, 매년 1만명 이상의 신입-경력사원을 뽑아 온 큰손인 삼성그룹의 상반기 공채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충격적인 말이 나오고 있다. 10대 그룹 중에는 현대차와 SK그룹만이 채용계획을 내놓았다. 대기업이 취업문을 열지 않으니 취업준비생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국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조사에 응한 312개사를 대상으로 ‘2017년 상반기 대졸 신입채용 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상반기 신입공채를 진행하는 기업은 34.3%(107개사)로 10개사 중 3개사 정도에 그쳤다. 반면 44.6%(139개사)는 신입채용 자체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직까지 채용진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기업도 21.2%(66개사)나 돼 상반기 신입공채 시장이 불투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다.

경기가 좋아져야 투자와 고용이 일어난다. 경기는 심리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들이 채용·투자 계획을 확정 짓지 못한다는 것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대기업을 향한 특검 수사가 진행 중인 데다 국회의 상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다. 게다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대외적 변수 또한 정리된 게 없다. 설상가상으로 박근혜·최순실 사태를 통해 반기업 정서가 높아져 기업의욕을 꺾어 놓고 있다.

기업에게나 청년들에게나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특히 유례없는 경제위기속에 나침반도 없이 표류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그 점에서 SK가 8200명을 신규 채용하고 사상 최대인 1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참으로 고무적이다. 대기업의 선도적 경영지침을 기다려온 중소기업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기업이 살아야 일자리가 생긴다. 정치권은 기업때리기를 지양해야 한다. 수출·내수 동반 부진으로 제조업 가동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는데도 정치권은 기업 활동을 지원해 주기는커녕 어깃장만 놓고 있다. 사내유보금이 많다는 사실을 들어 투자와 고용 등 기업의 책임을 다하라고만 다그칠 때가 아니다. 기업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개선해 주는 것이야말로 정치권이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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