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줄어드는데 소비를 늘리라니
가계소득 줄어드는데 소비를 늘리라니
  • 승인 2017.02.2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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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기침체로 가계지출이 크게 줄었다. 경기침체에 소득이 줄고,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엄습하면서 지갑에 빗장이 걸린 때문이다. 주요 가계지표를 보면 현재 경제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한창이던 2009년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소득층은 마른 수건까지 쥐어짰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6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 따르면 지난해 평균 소비성향은 71.1%로 전년보다 0.9% 포인트 하락했다. 2010년 77.3%로 정점을 찍은 뒤 6년 연속 하락세다. 지난해 4분기 소비 항목별 지출 증감을 살펴보면 꼭 필요하지 않은 의류비, 외식비, 주류·담배 등 기호식품 지출부터 줄었다. 소득 중에서 생활비로 쓰는 지출 비율을 뜻하는 ‘평균 소비성향’이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씀씀이를 줄이는 가구가 많아졌다는 뜻이다.

반면 가구소득에서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전혀 늘지 않았다. 저금리 영향으로 재산소득은 19.2%나 줄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지난해 4.48배로 조사됐다. 소득 5분위 배율이 낮을수록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격차가 적음을 의미한다. 조금씩 나아지던 소득 양극화는 다시 악화된 것이다.

소득은 줄고 빚은 늘어나니까 가계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는데 정부는 엉뚱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23일 발표된 ‘내수 활성화 대책’이 대표적 본보기다. 매달 1회 금요일을 오후 4시에 퇴근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날’로 정하기로 했다. 고속철도를 조기 예약하면 운임을 최대 50%까지 깎아주고 또 해외골프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 위해 골프 관련 세금을 줄이고, 호텔·콘도의 재산세도 깎아 준다고 한다. 백화점 관광지를 찾아 돈을 쓰라는 이야기다. 이게 소득 1~3분위의 소시민에게 할만한 소린가. 쓸 돈이 없어 지갑을 닫고 있는데 일찍 퇴근해 쇼핑도 하고 외식도 즐기라니 서민들 복장을 치는 소리다.

지금은 가계소득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한다. 실질가계소득은 2015년 3분기 이후 5분기 연속 정체 또는 감소했다. 심지어 소비규모가 가장 큰 40대 가구의 소득도 지난해 3분기 처음으로 줄어들었다. 소비 진작의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기업투자를 통한 경제활성화다. 정부당국은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고 경기활성화에 나설 수 있도록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내수활성화가 화급하다면 당장 내수위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김영란법 시행령부터 개정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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