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태극기 집회에 정치인 참가 않아야
촛불·태극기 집회에 정치인 참가 않아야
  • 승인 2017.03.0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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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반으로 나라의 상징인 태극기마저 두 편으로 갈라졌다. 3·1절 98주년이었던 그저께 촛불과 태극기 집회 양쪽 모두가 태극기를 손에 들고 나온 것이다. 촛불집회 측의 노란 리본을 단 태극기와 태극기 집회의 태극기가 다함께 서울 도심을 물결쳤고 양쪽은 서로를 향한 저주와 적대감을 마구 쏟아냈다. 국민이 이런데 대선 주자들을 포함한 여야 정치인까지 집회에 참석해 줄곧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있어 안타깝다.

이날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는 최대의 인파가 집결했다. 주최 측은 500만 명이 이 날 집회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 중에는 손도끼로 자신의 손가락을 자해해 탄핵의 부당성을 혈서를 쓴 사람도 있었다. 촛불집회도 우중에서 LED촛불과 리본 태극기를 들고 ‘민심은 꺼지지 않을 것’이라며 탄핵 인용을 주장했다. 경찰의 철저한 대비로 서로 간에 큰 충돌은 없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표출한 적의는 하늘을 찔렀다.

이러한 양쪽 집회 간의 적대감에 더욱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른 것은 집회에 참석한 여야 정치인들이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서 이재명 성남시장, 추미애 대표 등 민주당의 주요 인사 대부분이 참석해 함께 촛불을 흔들었다. 안철수 국민의 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태극기집회에도 친박계 정치인 대부분이 참가했다. 마땅히 국민의 화합을 도모해야 할 정치인들이 국민 편 가르기에 앞장을 선 것이다.

그 중에서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정치인의 국민 편 가르기는 완전히 위험 단계를 넘어섰다. 특히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는 계속 촛불집회에 참석해 ‘혁명’, ‘적폐청산’, ‘대청소’, ‘분노’ 등을 외치고 있다. 많은 국민의 민심을 무시하더라도 촛불집회의 지지만 얻으면 다음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 나온 전략일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지도자라면 민심을 갈라서 대권을 잡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이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불과 열흘 이내로 다가오고 있다. 국민은 촛불과 태극기로 갈라질 대로 갈라져 헌재 판결이 쉽사리 승복할 것 같지가 않다. 헌재 판결 이후가 오히려 더 걱정이다. 국민을 편 가르기해서 설사 대통령이 된다 하더라도 그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는 어렵다. 정치인, 그 중에서도 대권주자들만이라도 촛불이나 태극기 집회에 참석하지 않아야 한다. 그들이 합동으로 헌재승복 결의라도 하면 더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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