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소비절벽, 넘을 길 찾아야
현실로 다가온 소비절벽, 넘을 길 찾아야
  • 승인 2017.03.0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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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내수경기가 급히 얼어붙고 있다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갑을 닫은 채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식당이나 꽃집, 빵집, 전통시장 등 모든 업소들이 장사가 ‘안 된다’는 말뿐이다. 서민들은 먹는 것까지 줄인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식탁물가를 비롯해 모든 물가는 천정부지로 올라만 가는데 소비는 격감하는 기현상이 보이고 있다. 더욱 가팔라지는 소비절벽이 한국 경제를 가로막고 있다.

지난 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국내 소비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소비의 이 같은 감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보통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국내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 증가율이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전월 대비 ?0.3%. -0.5%씩 뒷걸음질 쳤고 올해 1월은 ?2.2%까지 내려앉았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장사가 안 돼 못 살겠다’는 소리가 엄살만은 아니다.

내수 경기가 이처럼 위험수위를 넘고 있는 것은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계소득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 속에서 가계부채가 이미 1300조원을 넘었고 금리마저 오르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빚 부담 때문에 소비를 줄이지 않을 수 없다. 또 지난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근로소득 증가율은 ?0.4%였다. 거기다가 경기전망마저 시계 제로로 불투명해 국민의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7년 10개월 만의 최저치인 93.3으로 떨어졌다. 가뜩이나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와 중국의 사드보복 등으로 대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데 내수마저 지탱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심각한 부진에 빠질 우려가 있다. 현재의 소비 부진 흐름이 지속될 경우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0% 중반을 밑돌 수 있다는 우려스러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에 스테그플레이션 현상이 고착화될 수도 있다.

정부는 내수를 살리기 위해 올해 재정의 상당 부분을 상반기에 투입하고 필요한 경우 추경예산이나 개별소비세 인하 등도 고려해야 한다. 올해도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나 민간 주도형 세일인 K-세일데이 등을 시도해야 한다. 정치권이나 대선 주자들도 기업의 사기를 죽이는 일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대기업이 투자를 주도하고 이에 따라 중소기업도 투자하고 개인도 지갑을 여는 친기업적인 소비 진작 정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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