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가뭄, 낙동강 물빼기 서두를 일인가
최악의 가뭄, 낙동강 물빼기 서두를 일인가
  • 승인 2017.06.07 21:1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악의 봄 가뭄에 전국의 들판 타들어 가는 가운데 4대강 6개 대형 보의 수문이 열리고 상시 개방을 시작했다. 정부가 녹조 발생이 우려된다며 4대강 수질악화를 막고자 지난 1일부터 수문을 연 것이다.

그러나 녹조는 다시 나타났다. 5일 낙동강에서 올해 첫 녹조가 발생했다. 4대강사업이 마무리된 지 6년 연속으로 녹조가 발생한 것이다. 대구환경연합에 따르면 녹조띠가 관측된 구간은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사이의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 부근이다. 목숨 같은 강물을 흘려 보냈건만 녹조가 나타난 것이다. 이럴 바에야 농업용수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수문개방 시기를 연기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는 반발이 비등하고 있다.

정부의 수문 상시 개방 조치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농민들이 반발할 것은 당연하다. 수문을 개방하면 수위가 낮아져 수량확보가 어려워지고 농업용수 공급이 어려워질 것이란 염려 때문이다. 환경단체들 또한 물을 찔끔찔끔 흘려보내면 녹조 문제를 전혀 해결할 수 없다며 비판하고 있다. 결국 어정쩡한 수문개방 때문에 가뭄 대처와 수질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쳐버리고 아까운 물만 낭비하게 됐다는 것이다.

환경연합의 조사결과는 녹조를 없애기 위해서는 보를 완전히 개방하는 것 외에 도리가 없는 것 처럼 보인다. 녹조가 사라져도 그 세포와 독성물질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 언제든 창궐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강바닥에 쌓인 세포가 다음 해 녹조의 씨앗이 되고 녹조의 부산물인 마이크로시스틴은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며 생태계에 먹이사슬을 따라 이동한다는 것이다.

수질보호와 수량확보는 항상 충돌하는 가치다. 정부가 이런 절충안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정부도 일단 농사철이 끝나는 10월부터 2단계 개방계획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례없는 봄 가뭄에 전국이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별 실효성도 없는 수문개방을 서둘러 실시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유례없는 가뭄에 대비해 지금이라도 수문을 닫아 물을 확보해야 한다는 절규를 외면해선 안 된다.

정부는 우선 당면한 가뭄대책에 집중해야 한다. 가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수문부터 여는 것은 신중치 못하다. 수문개방은 용수공급, 수질문제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조사와 종합적 검토가 이뤄진 뒤에 해야 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