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유죄 판결’이 어찌 적폐인가
‘불법 정치자금 유죄 판결’이 어찌 적폐인가
  • 승인 2017.08.24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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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께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만기 출소한 의정부교도소 앞에는 약 2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환호성과 함께 꽃다발을 건네며 그녀의 출소를 환영했다. 마치 축제장을 방불케 했다. 그중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현직 국회의원도 약 20명이나 됐다. 민주당은 한 전 총리의 유죄 판결을 정치탄압이라며 잘못된 재판이라 했다. 민주당이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한 전 총리를 마치 양심수나 독립투사로 오인하고 있는 것 같다.

한 전 총리 출소 현장에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와 문희상, 이해찬, 전현희 의원 등과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도 축하대열에 있었다. 그들과 지지자들은 출소하는 한 전 총리를 향해 ‘새 세상이 왔다’고 환호했고 한 전 총리도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며 감격했다. 더욱이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 전 총리의 유죄판결에 대해 “검찰권을 남용하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해야 할 적폐 세력”이라고까지 극언했다.

한 전 총리의 재판은 오래 전의 일이 아니어서 아직 국민 대부분의 기억에 생생하다. 그녀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 경선비용 명목으로 9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그 9억 원 중에서 1억 원짜리 수표가 한 전 총리 동생의 전세금으로 지불된 사실이 드러났다. 그 중 2억 원은 한 전 총리가 되돌려주기도 했다. 돈을 준 측의 경리사원이 돈을 가방에 넣었는데 그도 그 돈이 한 전 총리에게 갈 돈이라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래서 결국 3심까지 올라간 이 재판은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의 전원합의체에 부쳐졌고 결과는 13명 전원일치의 유죄판결이었다. 돈을 준 쪽이 먼저 검찰에 밝혔고 확실한 물증이 있어 유죄판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었다. “기소도 재판도 잘못됐다”며 한 전 총리가 억울한 옥살이를 했다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주장에 대해 당시의 판결문을 보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한 전 총리 재판은 5년 이상의 기간 동안 전 국민이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치열한 법리논쟁을 벌이며 명백한 증거로 확정됐다. 그러나 한 전 총리와 민주당은 검찰이나 법원 모두가 정치화됐다며 한 전 총리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를 유죄로 판결한 검찰과 법원을 적폐 세력이라 간주하니 어이가 없다. ‘내로남불’이다. 민주당이 진정 억울하다고 생각한다면 국정조사라도 벌여 다시 밝히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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