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만 가는 ‘케미포비아’ 끝이 어디인가
커져만 가는 ‘케미포비아’ 끝이 어디인가
  • 승인 2017.08.28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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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전역에 화학 성분에 대한 공포인 ‘케미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에 이어 생리대 부작용, 기저귀의 불안 등에다 햄버거 파동, 용가리과자 사태 등 자고나면 터져 나오는 것이 화학물질 유해성 보도이다. 국민들은 이들을 생산하는 기업을 말할 것도 없고 아침저녁으로 달라지는 정부 발표도 이제는 믿기 어렵다. 안심하고 먹을 식품도, 사용할 생활용품도 없다는 극도의 불안감이 국민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다.

식품이나 생활용품에 함유된 유해성 화학물질에 대한 국민의 공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994년부터 2011년까지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로 다수의 영유아가 사망하거나 폐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치약의 유해성 화학물질 파동이 있었고 올해 초는 브라질 닭고기 파동이 있었다. 다시 계란파동에다 간염 소시지, 세균 햄버거, 유해성 기저귀 등 끝없는 케미포비아이다. 국민이 공포에 떠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식품이나 생활용품에서 발견되는 유해성 화학물질도 하나같이 으스스한 것들뿐이다. 살충제 계란에서는 기준치 얼마가 아니라 아예 극미량도 존재해서는 안 될 화학성분이 검출됐다. 그런가 하면 1급 발암물질로서 한 때 생산조차 하지 않았던 DDT가 검출된 닭고기도 있었다. 다이옥신 생리대에다 스마트폰 케이스 일부 제품에서 카드뮴과 납 등이 다량 검출되기도 했다. 일부 유아용품과 물티슈 등에서도 유해성분 함유 사실이 알려졌다.

정부 발표도 믿을 것이 못 된다. 케미포비아가 일 때마다 정부는 신뢰성 있는 검사를 하기도 전에 먼저 ‘안전하다’는 말을 한다. 처음 계란파동이 일었을 때 정부는 닭고기는 안전하다고 발표했다. 계란 살충제가 인체에 안전하다면 정부는 왜 그런 아까운 계란을 파기했는가. 가습기 살균제 경우만 해도 처음에는 안전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살충제 계란이 안전하다는 이유도 쥐에게 안전하니 인체에도 안전하다는 그런 주먹구구식이다.

케미포비아를 커지게 만든 것은 정부의 안전성 인증 시스템을 포함한 상품의 생산과 유통 전 단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다. 거기다가 왔다 갔다 하는 정부의 발표와 늑장 대응, 사태의 심각성도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 책임자의 무능한 자질과 무책임한 자세 등이 케미포비아를 증폭시켜 오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임시변통의 땜질식 처방이 아니라 정확한 정보의 공개로 국민의 신뢰부터 먼저 회복하겠다는 근본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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