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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순종 어가길 기념사업’ 재고하는 게 맞다

기사전송 2017-08-30, 21: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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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가 끝낸 순종 어가길 조성사업에 대한 향토 사학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대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순종 어가길 조성사업이 역사를 왜곡하며 친일 인사를 미화하는 일이라며 달성공원에 건립된 순종의 동상도 철거해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러한 반대 주장에 대해 중구청은 치욕스러운 역사도 역사라며 다크 투어리즘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판단해도 중구청의 다크 투어리즘 논리가 궁색한 변명으로 들린다.

경술 국치일이었던 그저께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 등 24개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순종의 동상 앞에서 집회를 갖고 “무분별한 반민족 친일 역사 기념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중구청이 순종 어가길을 조성할 때부터 이 사업 일부가 친일 역사관을 담고 있다며 반대해 왔다. 이들은 당시 백성들은 목숨을 걸고 일본에 저항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순종은 일제에 동조해 이토 히로부미와 함께 지방을 순행했다고 주장한다.

알다시피 순종 어가길은 중구청이 70억 원의 예산을 들여 2013년부터 추진해 끝낸 사업이다. 1909년 순종 황제가 전국 순행에 나서 대구를 처음 방문한 것을 모티브로 삼아 북성로에 역사 재현 공간을 만들고 2억5천만 원을 들여 약 11m 높이의 순종 동상을 세우는 일 등이 포함돼 있다. 시민단체들의 반대에 대해 중구청은 이 사업이 비극적 사건 현장을 관광지화해 교훈을 얻도록 하는 다크 투어리즘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아무리 따져보아도 이 사업을 반대하는 쪽의 주장이 더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순종의 순행 자체가 일제에 저항하는 백성들을 순응시키기 위한 조선통감 이토 히로부미의 의도였다. 또 순행이라는 것도 조선의 전통이 아니라 일본 천황가의 풍습이다. 순종 동상도 순종의 대구 방문 당시 모습이 아니라 황제 즉위식에서 대례복을 입은 모습으로 세워졌다. 그 외에도 순행의 모든 형식과 절차가 일본 종속적으로 돼 있다.

아무리 다크 투어리즘이라고는 하지만 역사적 수치에 대한 비판의식이 없는 다크 투어리즘은 안 된다. 순종이 독립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는 않은 채 일본에 굴종한 당시 상황만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시민들과 청소년들에게 교훈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민족의 역사의식을 마비시킬 우려마저 없지 않다. 중구청은 이치에 맞지 않은 견강부회식 자기 합리화로 친일을 미화시켜서는 안 된다. 이 사업을 백지화하든지 대폭 수정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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