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 ‘액상화’ 공포, 신속한 대책을
포항지진 ‘액상화’ 공포, 신속한 대책을
  • 승인 2017.11.22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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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역의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그제까지 700억원에 육박하는가 하면 수천 채의 주택이 반파 또는 전파됐고 이재민도 1천300여명을 넘어섰다. 피해규모는 갈수록 더 늘어날 전망이다. 더구나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진앙 주변에서 지표 아래의 물과 모래가 솟아오르면서 땅이 물렁해지는 ‘액상화 현상’까지 포항일대에서 발견되면서 새로운 불안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대 팀을 비롯한 조사단은 진앙 주변 2㎞ 반경 안에서 200여 개의 흙탕물 분출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진이 났을 때 논밭에서 물이 부글부글 끓으며 솟아올랐다는 주민 목격담도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조사팀은 진앙 주변에서 샌드 볼케이노(모래 분출구)와 머드 볼케이노(진흙 분출구) 30여 개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진원지에서 13㎞ 떨어진 포항 송도해수욕장에서도 회색빛 모래가 땅위로 분출되면서 솔밭을 뒤덮는 현상이 발생했다. 진앙지를 중심으로 반경 4㎞ 이내로 예상됐던 액상화 의심지역이 반경 13㎞까지 넓어지면서 불안도 증폭되고 있다.

액상화 취약지는 서울과 부산, 인천 등 대도시의 강변·해안 퇴적층과 매립지에 건립된 다수의 신도시가 대상이어서 지진에 따른 불안도 커진다. 이런 곳에서 지진이 발생해 액상화가 진행되면 지반이 물러지고 물러진 지반이 다져지는 과정에서 건물이 파손되거나 구조물이 붕괴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번 지진으로 건물이 기울어진 흥해읍의 한 아파트도 액상화 영향으로 지반이 뒤틀려 그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지적에 가슴이 철렁해진다.

정부가 사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포항 전역을 대상으로 액상화 조사에 나선 것은 적절한 조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액상화 조사가 완료되는 즉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액상화 지역에 대한 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땅을 천공해 시료를 채취하게 되므로 조사와 분석에 한달가량 소요된다고 한다. 하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그 전에라도 위험성이 발견되면 즉각적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학계 및 정부기관의 조사결과 액상화 현상이 맞는다면 정부차원에서 체계적인 대책을 신속히 세워야 한다. 포항은 지진이 빈발할 가능성이 큰 단층대에 걸쳐있고 연약지반도 많으므로 특단의 관심이 필요하다. 포항은 포스코가 있는 세계적인 철강도시다. 포항을 액상화 대책의 모델로 삼아 범정부차원에서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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