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맞선 사람들 … 사람이 희망이다
지진에 맞선 사람들 … 사람이 희망이다
  • 승인 2017.11.26 10:0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항애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지 12일이 지났다. 포항은 아직도 여진의 공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천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힘든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재난현장에서는 전국에서 달려 온 자원봉사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복구 작업 중이다. 다행히 포항은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에 다시 일어설 힘을 얻고 있다.

해병대 장병들이 온몸으로 재난현장과 맞서고 있다. 곧 무너질 것 같은 담장을 허물어 내고 뿌연 먼지도 아랑곳하지 않고 장병들은 부지런히 골목을 정리한다. 흙먼지를 덮어 쓴 채 복구작업에 여념이 없는 해병대가 말한다. “포항은 해병대의 고향과도 같은 곳입니다. 포항시민의 아픔이 빨리 치유될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작업에 힘쓰겠습니다.” 고령의 주민들이 많아 복구의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작은 마을.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주민들도 지진이 할퀸 상처를 딛고 기운을 낸다.

그런가 하면 기약 없는 대피소 생활 속에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 이재민들을 위해 정성스레 지은 따뜻한 밥과 반찬으로 응원하는 이들도 있다. 지진이 일어 난 15일 저녁부터 아침 점심 저녁을 전담하고 있는 ‘사랑의 밥차’ 경상지부 회원들이다.

참으로 가슴 뭉클한 감동적인 뒷이야기도 전해진다. 바로 전부 철거키로 한 대동빌라 주민들의 이야기다. 대동빌라 4개동에 모두 75가구가 살고 있지만 22일 그 중 22가구가 새 아파트로 보금자리를 옮기게 된 사연이 눈물겹다. 빌라 모두가 사용불가 판정을 받아 모두 빨리 떠나야 하지만 공교롭게 우선 22가구만 배정됐다. 당연히 추첨을 하자는 말이 나올법하지만 이 곳 주민들은 달랐다. 주민회의를 열고 아픈 사람이 있거나 노인, 그리고 어린이가 사는 가구에게 우선권을 주기로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포항이 지진으로 대혼란에 빠졌음에도 나몰라라하고 외유일정을 소화한 간 큰 포항시 공무원들도 있다. 해당 공무원들은 지진이 나기 전인 지난 14일 유럽으로 외유를 떠난 포항시청 인사팀장과 공무원노조 소속 10여 명이다. 이들은 1인당 350만~400만 원이 넘는 호화판 여행 도중 지난 15일 지진이 나자마자 포항시로부터 일정을 중단, 귀국을 종용받았지만 들은척만척 보란 듯 나머지 1주일간 일정을 모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전국각지에서 모여든 자원봉사자들과 좋은 대조가 된다. 분명한 것은 ‘사람이 희망’이라고 말하지만 외유를 떠난 이들이 포항의 희망은 아니란 점이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