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참사로 얼룩진 文 대통령 訪中
외교 참사로 얼룩진 文 대통령 訪中
  • 승인 2017.12.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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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방문에는 나름대로의 성과가 적지 않다. 사드 갈등으로 인한 여진 속에서도 연내에 문 대통령의 방중이 성사되면서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의 돌파구가 마련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사드 언급을 최소화해 양국이 본격적인 해빙 무드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졌다.

하지만 중국 측의 대국답지 못한 태도가 여러 곳에서 눈에 띈 것은 유감이다. 문 대통령을 국빈 초청했지만 실제 대우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이 들끓고 있다. 공항 영접에 차관보가 나온 것이나 문 대통령의 세 끼 연속 ‘혼밥’,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결례 등 일련의 상황 뒤에는 사드 감정이 잠재됐다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특히 국빈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면전에서 청와대 사진기자를 집단폭행한 사건은 중국정부의 공식사과도 없는 데서 보듯 단순 폭행이 아니라 중국의 오만에서 빚어진 국가 자존심 훼손사건이다. 중국 경호원들은 행사를 취재하던 한 기자의 멱살을 잡아 쓰러뜨리고 복도로 끌고 나가 10여명이 집단 구타했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문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암묵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정상회담에 임하는 중국의 태도와 맥이 닿아 있다. 중국의 곳곳에서 홀대 흔적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방문 첫날 시진핑 국가주석은 난징학살 기념식에 참석한다는 이유로 베이징을 비웠고, 차관보급인 외교부 부장조리가 공항영접을 했다. 왕이 부장이 문 대통령의 팔을 툭 친 것도 외교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결례로 시끄럽다. 더구나 문 대통령은 방문 첫날인 13일 저녁과 14일 아침, 점심 세 끼를 한국 수행단과 해결한 것은 유례없는 홀대여서 의도된 무례로 보인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3박4일의 일정을 모두 소화했고 베이징대에서는 “중국몽이 중국만의 꿈이 아니라 아시아 모두, 나아가서는 전 인류와 함께 꾸는 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빈 수행기자에게 주먹질이나 하는 중국에게는 과분한 덕담이다. 중국정부는 이번 사태에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

그러나 더 철저히 반성할 곳은 우리 외교라인이다. 한·중 정상회담을 얼마나 어설프게 준비했기에 대통령과 국민의 자존심이 마구 짓밟히는 수모를 당했단 말인가. 외교부장관과 주중대사를 당장 교체하라는 말은 당연한 요구다. 한·중 관계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도 외교라인부터 엄중 문책하여 공직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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