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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모두 일어서자.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은 멀다

기사전송 2018-01-01, 18: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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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정유년을 보내고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개는 충직함과 친근함, 용맹함의 상징으로 어떤 동물보다 인간과 가깝다. 전통적으로는 땅을 지키는 십이지신 중의 하나인 신장(神將)으로 꼽힌다. 악귀를 쫓고 공간을 지키는 길상(吉相)의 존재로 여겨진다. 2018년이 다 가도록 이 땅에 어떤 사악한 일도 일어나지 않고 오직 밝고 희망찬 소식만 가득하기를 두 손 모아 염원한다.

새해엔 좀 더 나아지고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하는 게 우리 모두의 바람이다. 하지만 새해 아침에 느낄 수 있는 기대와 활력은 예년 같지가 않다. 2017년 정유년 한 해가 그 어느 때 보다 힘들고 고통스러웠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이라고도 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지난 일 년은 나라 안팎으로 충격적인 일들이 끊이지 않았던 해다. 우리 앞에 놓인 문제는 해가 바뀌었다고 해서 마무리되는 것도 아니다. 좋든 싫든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흘러가고 흘러오기 마련이다.

지난해는 ‘다사다난(多事多難)’의 표현으로는 어림없는 격동의 해였다. ‘박근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국민의 분노가 촛불로 타올랐고 결국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명의 전원일치 의견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임기를 351일 남겨둔 현직 대통령의 첫 파면이다. 박 전 대통령은 3월 말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그러나 혐의를 극구부인하며 재판에 임하더니 급기야 ‘정치탄압’이라며 아예 재판을 거부하고 구치소에 칩거 중이다. 한때 일국의 최고 정치지도자였던가 싶을 따름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끊임없이 요동쳤다. 북한은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고, 한·중 관계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이 계속됐다.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대구경북관광이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지난 3월 중순부터 한국여행 금지령을 지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손으로 헤아릴 정도에 불과하다. 관광시장 다변화의 중요성을 통렬히 일깨워준 것이다.

대구경북권 또한 격동의 한해였다. 무엇보다 포항지진이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았다. 재작년 경주와 지난해 포항의 잇따른 강진으로 경북도민들의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증폭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구경북 최대의 화두인 대구통합공항 이전은 연말까지의 이전지 확정 약속이 허공에 뜬 상태다. 고작 이전지를 확정짓기 위한 4개 지자체합동위원회만 구성됐을 뿐이다. 인구 250만명의 대구 민심이 두 쪽으로 갈려 하나의 목표를 추구하지 못한 탓이 크다.

새해라고 해서 대내외 여건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지난 연말부터 들려온 경제관련 소식은 하나같이 우울한 내용뿐이다. 무엇보다 새해부터 전격 시행될 최저임금문제가 가슴을 옥죄고 있다. 해마다 오르는 최저임금이지만 올라도 너무 오른 탓이다. 역대 최대 인상액인 1천60원(16.4%)이 오른 시급 7천530원의 최저임금이 시행되면서 이미 부작용이 노골화되고 있다. 주유소는 직원을 줄여 셀프 주유로 바꾸고, 음식점과 중소기업은 아르바이트 시간을 줄이며, 숙박업체는 아예 정식 고용인력을 줄이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덜 쓰면서 남아 있는 노동자의 근무 강도가 더 세졌다는 불만도 나온다. 최저임금이란 선의의 정책이 정작 보호해야 할 노동취약층의 일자리와 노동시간을 줄이는 역풍으로 변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최저임금제를 개선해 중소·영세기업을 보듬어야 한다. 위원회 최고책임자가 최저임금제 개선방안을 한창 논의 중인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선공약인 2020년 시급 1만원 목표를 포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할 정도이니 예사롭지 않다. 위원회가 중소 영세기업을 최저임금 개선의 사각지대로 방치하는 것은 애초 최저임금제 도입의 취지를 도외시한 처사라고 봐야 한다. 더 치열하게 고민해서 영세상인을 위한 해법을 내놓기 바란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개헌이 초미의 관심사다. 국회 개헌특위의 활동기간을 6개월간 연장하면서 6월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투표의 길이 열린 것은 다행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당략은 여전히 ‘지방선거 따로, 개헌투표 따로’이고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 주관이란 방침이어서 모두 국민의 여망과 거리가 멀다. 지방분권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지 전혀 가늠 되지 않는 상태다. 신년초 부터 개헌에 대한 지방의 목소리가 조직적으로 집약되고 국회특위에 투영되어야 한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그토록 염원했던 개헌은 ‘닭 좇던 개 지붕 쳐다보기’가 되기 쉽다.

다시는 제천 화재참사 같은 나라답지 않은 사건이 터져서는 안 되고, 대통령 공약사업인 대구통합공항 이전이 유야무야로 흘러가서도 안 된다. 500만 시도민은 똘똘 뭉쳐 대구경북을 대한민국의 중심축으로 세워야 한다. ‘대구신문’은 파사현정과 정론직필로 대구경북 발전에 힘을 보탤 것이다. 모두 일어서자.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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