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북핵 해결의 전기돼야
평창올림픽, 북핵 해결의 전기돼야
  • 승인 2018.02.05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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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는 북핵문제의 향후 진로를 결정하는 ‘평창 외교’가 본격화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개막식 전날인 8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회동한다. 9일 개막식에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온다. 문 대통령과 회담할 것이 관측된다. 김영남은 북한의 명목상 국가원수이다.

초미의 관심사는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접촉 가능성이다. 미국 측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으나 자연스러운 계기에 ‘조우’하는 형식으로 인사를 나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평창 남북대화를 미-북대화로 살려나가야 하는 우리 정부는 어떻게든 펜스 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방한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법을 찾는 단초로 활용해야 할 절박한 처지다. 문 대통령이 2일 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펜스 부통령의 방한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하는 중요한 전기가 되길 바란다”고 한 것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러나 상황은 여의치 않다. 평창올림픽 개막과 함께 북핵 외교의 장은 펼쳐졌으나 우려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8일 건군절 열병식을 예정대로 강행할 경우 미-북대화는 물론 해빙무드를 보이는 남북관계와 평화올림픽 취지에도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다. 골드스타인 미국 국무부 차관이 “열병식이 열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 것은 미국이 이 문제를 얼마나 심각하게 보는 지를 말해준다. 만약 북한이 열병식을 연기 또는 취소한다면 미-북 간 극적인 대화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지만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핵 정책을 담은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를 8년 만에 발표하면서 북한의 핵 위협을 강하게 비판했다. 북한을 별도 국가항목으로 다룰 정도로 태도가 강경하다. 그것을 반증하듯 펜스 부통령은 2일 평창올림픽 참석과 관련해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가는 것”이라고 말해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평창에서 실제 미-북 접촉이 이루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우리 정부는 평창의 대화분위기를 일과성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북핵문제의 단초로 삼아야 하는 다급한 입장인 것이다. 그 점에서 미-북간 대화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열병식 연기ㆍ취소 등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를 끌어내는데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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