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북미대화 하려면 비핵화 의지 밝혀야
北, 북미대화 하려면 비핵화 의지 밝혀야
  • 승인 2018.02.2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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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노동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의 비공개 접견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동결→폐기’라는 2단계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할 것은 문 대통령이 ‘비핵화’를 언급했음에도 김영철이 “북미대화에 충분히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말한 점이다. ‘비핵화’라는 단어에 과민반응을 보였던 이전의 태도와 확연한 차이다. 북한이 일정 정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도 수용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백악관의 북핵 관련 입장 표명들을 종합할 때, 미국은 북핵 ‘동결’을 대화의 출발점으로 삼을 의사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자칫 ‘동결’이 북핵의 인정으로 귀결될 수 있고, 지지부진한 협상으로 북의 핵과 미사일 능력만 키워줬던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26일에도 “오직 적절한 조건 하에서만” 대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우리 정부는 ‘동결’을 대화와 교류의 출발점으로 삼으려는 반면 미국은 ‘핵 폐기’를 전제로 한 대화만 의미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백악관이 김영철의 ‘대화 용의’ 발언에 대해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볼 것”이라는 유보적인 성명을 발표한 것도 북이 먼저 행동으로 보이라는 표현과 다르지 않다. 미국은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미국은 올림픽 폐막 하루 전날인 24일 북한의 해상 무역을 겨냥한 총 56건의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재가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 “매우 거칠고 불행한 2단계로 가야 할 것”이라며 군사행동 가능성을 경고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답을 내놓을 차례다.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대화국면이 열린다. 최소한 동결보다 진전된 성의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북·미 접촉이 이뤄지기 힘들고, 이뤄진다 해도 북측이 바라는 것을 얻어내기 어려울 것이다. 핵을 보유한 평화라는 허황된 꿈에서 벗어나야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3월은 북핵문제의 중대 고비다. 패럴림픽으로 이어지는 평화올림픽 유예기간은 북한 정권에게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다. 4월초 한미연합 군사훈련 일정이 시작되면 그간의 진전은 물거품이 되기 쉽다. 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벌인 북-미간 중재외교도 북한이 비핵화라는 의제를 수용할 때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북한이 비핵화를 정식 의제로 삼도록 적극 설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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