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21일 토요일    단기 4351년 음력 3월6일(癸未)
오피니언사설

국민투표법 방치한 국회와 청와대의 질타

기사전송 2018-04-05, 21:54:57
독자한마디 폰트 키우기폰트 줄이기 프린트 싸이로그 구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4일 “4월 임시국회에서 조속한 국민투표법 개정으로 국민의 권리를 회복시키고 개헌의 진정성과 의지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또 “이를 바로잡지 않고서는 헌법기관의 책무를 다한다고 볼 수 없으며 국회의 직무유기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도 했다. 맞는 말이다. 여야의 개헌 협상이 타결돼 개헌안이 국회문턱을 넘더라도 국민투표법의 개정 없이는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없거나 설혹 실시해도 무효가 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헌재는 2014년 7월 주민등록이나 국내거주 신고가 된 사람의 투표권만 인정한 국민투표법 14조 1항이 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을 제한한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해당 조항의 효력을 2015년 12월까지로 한정했다. 하지만 지금껏 국회는 당장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2년이 넘도록 관련 법안 개정을 미뤄온 것이다.

국민투표법 개정의 필요성은 지난해 말로 활동이 끝난 헌법개정특위에서도 한때 제기된바 있고 중앙선관위도 지난해 10월 국회에 대체입법 의견서를 낸바 있으니 여야가 몰랐다고 할 수 없다. 알고도 늑장을 부린 것이다. 지난해 대선에서 여야 후보들이 하나같이 올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투표를 약속한 것이 과연 진심이었는지 의심스러워지는 대목이다. 그러다가 언론에 보도가 잇따르자 국회는 비로소 “국민투표법 개정 없이는 국민투표 진행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남의 일처럼 말하는 자세에 분노가 치민다.

국민투표법을 이제껏 방치해 온 것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다. 자유한국당이야 청와대의 ‘지방선거ㆍ개헌투표 동시실시’ 방침에 극구 반대해온 입장에서 국민투표법 개정이 급할 것 없으니 좀 더 두고 보자는 식이겠지만 6월 지선에서 동시투표를 극력 주장해 온 민주당은 왜 국민투표법이 문제된 것이 논란거리가 된 뒤에도 왜 팔짱만 끼고 있었는가.

국회가 정신을 못 차리니 청와대의 임 실장이 나섰다. 임 실장의 말은 백번 옳다. 국회가 한바탕 훈계를 들은 셈이다. 그렇더라도 청와대가 직접 나선 것은 너무 직설적이다. 여당에게 맡겨 두면 될 일인데 서툴렀다. 그러잖아도 국회 개헌 협상은 여야 간 견해차가 너무 커서 정교한 정치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을 통해 담판 지을 것을 요구하고 나선 형편이다. 자칫 긁어 부스럼 만들기가 되지는 않을지 염려된다.
독자한마디 폰트 키우기폰트 줄이기 프린트 요즘 싸이로그 구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