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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자수첩

<기자수첩> 홍보가 뭐길래

기사전송 2016-03-29, 21:3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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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지 (사회부)
최근 경찰서 출입기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기고 좀…”이다. 10개 경찰서에서 일주일에 서너개씩 기고 관련 메일이 날아온다.

특정 치안정책 홍보 시기에 맞춰 쏟아지던 천편일률적인 경찰 기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출입기자들이 ‘기고 폭탄’을 못 본척 넘길 수 없는 이유는 ‘안면’인 탓이 크다. 아는 기자를 통해 기고를 부탁하면 게재 가능성이 높다는 ‘노하우’가 퍼지면서 따로 메일을 보내거나 전화로 부탁하는 일도 잦아졌다. 매일 연락해 기고 게재 예상 날짜를 묻는 통에 난감해하는 기자도 여럿 있었다.

문제는 개인 홍보실적 차원의 기고 폭탄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경찰이 홍보활동을 강화한 가운데 홍보 실적에 내몰려 무리해서 보도자료를 만들어 배포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얼마 전 대구지역 한 경찰서에서 행사 보도자료를 받은 모 기자는 추가 취재차 해당 부서에 연락을 했다가 “보도를 안하면 좋겠다”는 황당한 말을 들었다. 보도자료를 내라는 독촉에 가안으로 제출해 행사 날짜와 시간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 하지만 홍보쪽에서는 “꼭 나오게 해달라”고 부탁해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는 모 기자.

또 다른 기자는 “오후 9시가 넘어 얼굴도 알지 못하는 경찰의 보도자료 문의 전화를 받았다”며 그 시간까지 홍보업무에 매달리는 모습에 혀를 내둘렀다.

이같은 상황은 지난해 공개된 경찰의 2015년 치안종합성과평가를 살펴보면 약간 이해가 된다.

최근 3년간 치안성과지표에 따르면 ‘치안정책 홍보실적 평가’ 비중은 2013년, 2014년 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7%로 껑충 뛰었다. 대신 인권보호 노력도는 4%에서 2%로 절반 줄었다. 이 평가는 인사평가와 상여금 지급 등 업무평가의 주요 자료가 된다. ‘시의성 있고 치안정책 공감대 형성에 크게 기여한’ 우수 기고자에 대한 포상이 있다고 한다.

어느 조직이든 좋은 정책, 활동을 알리는 일은 중요하다.

하지만 피의자 검거 등 경찰 본연의 업무보다 홍보에 더 많은 점수를 주는 일은 어딘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택배기사 위장 여경의 검거 사건’이 경찰에 의해 조작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대구지역에서도 홍보를 위한 양념으로 과장과 각색, 포장을 조금씩 더하면서 자칫 ‘무리수’를 두는 상황이 나오지는 않을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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