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의회, 후진적 승자독식 문화
달서구의회, 후진적 승자독식 문화
  • 승인 2016.08.11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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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지
사회부
정민지기자
대구 달서구의회가 두 편으로 나뉜 채 한달여째 평행선만 긋는 등 의장단 선거 후유증을 겪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제237회 달서구의회 임시회는 전체 24명의 구의원 중 12명만이 참석, 의결정족수인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개회하자 마자 산회됐다.

지난달 19일 임시회와 똑같은 수순이었다. 이긴 쪽과 진 쪽 모두 서로 탓을 하며 ‘막장 드라마’처럼 뻔한 전개를 보였다.

지난 7월 초 달서구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 후 상임위원장 선출 과정에서 파행을 겪으며 운영위원과 운영위원장을 여태 공석으로 두고 있다.

소위 ‘의장파’가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면서 운영위원장 자리까지 의장파가 가져갈 것이 뻔해지자 선거에서 떨어진 ‘반대파’가 본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달서구의회의 이런 모습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기자가 지난 2013년부터 달서구의회를 지켜본 결과, 달서구의회는 ‘승자 독식’ ‘비민주적 선거행태’ 등 후진적 의회 문화를 답습하고 있다.

이번 7대 달서구의회는 야당 의원들이 5명이나 포함, 대구지역 구의회 중 가장 많다. 2명의 야당 의원이 있었던 6대에 비해 의원수가 배로 늘어났지만 찬밥 신세는 여전하다.

전반기 의장단선거에서 야당 의원들은 상임위원장을 1석도 얻지 못했다. 서구, 수성구 등에서 1명뿐인 정의당 소속 구의원이 부의장 등을 맡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심지어 야당 의원 5명이 발의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안’을 상임위에서 부결시켜 논란이 됐다. 유사한 제도가 있다는 이유였지만 부의장 자리를 두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후보간 쌓인 앙금 뒤끝이라는 말도 많았다.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도 야당에 대한 배려는 커녕, 이들이 속한 반대파 전체가 배제되고 있다. 승자, 다수파가 독식하며 승리를 즐기는 후진적 행태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내정’하는 방식으로 의장단 선거를 치르는 것도 문제다. 겉으로는 본회의를 열어 안건을 상정, 후보를 내고 투표를 하는 것처럼 돼있지만 실상은 후보도, 결과도 정해져 있다. 합의하고 투표하는 이상한 방식이다.

무기명 투표임데도 누가 누구를 뽑았는지 알 정도다. 이번처럼 두 편으로 나뉘면 서로 원수라도 된 듯 날을 세운다. 패자가 되면 ‘끝’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해결은 간단하다. 반대파에 운영위원장을 양보하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함께 해외연수도 가고 지역 행사에도 얼굴을 내밀면 된다.

하지만 달서구 의원들이 소수에 대한 배려 없이 알량한 감투에 집착하는 것을 바꾸지 않는 한 다음에도 잡음, 뒤탈은 불가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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