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대참패, 자업자득이다
새누리당의 대참패, 자업자득이다
  • 승인 2016.04.1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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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0대국회총선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대참패로 막을 내렸다.

총300의석 중 새누리당이 122석, 더민주당이 123석, 국민의당이 38석, 정의당이 6석, 무소속이 11석으로 새누리당은 과반획득은 고사하고 원내 제1당의 자리를 더민주당에 내주었다.

더민주당은 수도권에서는 선전했으나 호남을 송두리째 국민의당에 빼앗기고 말았다.

창당 된지 두 달밖에 되지 않은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하고 정당득표율에서도 더민주당을 앞서면서 서울에서 2석을 더 얻어 3당 체제를 굳힌 것은 더민주당이 원내 제1당이 된 것 이상의 큰 사건으로 단순한 캐스팅보트를 넘어서는 정국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잠룡들이 줄줄이 낙마하고 김무성과 문재인이 대권에서 한걸음 멀어진 상황에서 혜성같이 나타나 본선 행 티켓을 거머쥔 국민의당의 안철수는 어느 당도 과반을 넘지 못하는 20대국회에서 사안별로(point by point) 정책연대를 하면서 외연을 키워나갈 것이다.

이번선거에서 새누리당의 수도권참패와 텃밭의 몰락을 국민은 다 알고 있었는데도 정치권과 언론, 여론조사기관들만 모르고 있었던 것이 우리정치의 현주소이며 더민주당의 약진 또한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심판과정에서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은 것일 뿐이다.

새누리당의 참패는 복기(復碁)를 해보지 않아도 박근혜정권의 불통과 아집 외에 경제실패와 새누리당의 오만과 무리한 친박심기가 20·30대의 조직적인 반란을 불러오고 50대 이후의 보수층마저 등을 돌리게 만들었으며 텃밭인 강남, 대구, 부산의 분노를 폭발시킨 것이다.

우리국민의 위대함은 순천에서 이정현이 재선을 달성한 것과 전주 을에서 정운천이 당선된 것 외에 대구 수성갑에서 더민주당의 김부겸이 당선되고 대구 북을에서 야성향의 무소속인 홍의락의 당선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어느 당에도 과반의석을 허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싹쓸이로 외면당해왔던 대구는 이번선거의 중심에 서게 되어 전국의 시선이 집중됐다.

박대통령과 의견을 달리한다는 이유로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에서 쫓겨나고 공천에서 탈락되는 등의 수모를 겪은 유승민이 무소속으로 입후보하여 전국에서 두 번째인 75.74%의 득표율로 기사회생하여 잠룡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시사 하는바가 작지 않다.

또 전국적인 관심사였던 더민주당의 김부겸과 새누리당의 김문수가 벌였던 빅 매치에서 김부겸이 승리한 것은 30년간 야당불모지였던 대구의 정치사를 새로써야 할 거사이다.

이는 대구시민도 ‘대책 없는 보수꼴통’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쾌거라 할 수 있다.

새누리당의 깃발만 꽂으면 당선되던 대구의 12석 중 4석을 잃었고 투표율마저 전국의 최하위인 54.8%임을 감안하면 대구가 박대통령의 콘크리트기반이고 새누리당의 텃밭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어버렸으며 8석이나마 건진 것도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어느 종편에 출연한 5명의 패널들이 이번 새누리당의 선거참패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모두가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박대통령에게 있다’고 했으며 ‘남은임기 22개월 동안이라도 국정의 기조를 통치에서 협치(協治)로 바꾸지 않으면 정권재창출이 어렵다’고 했다.

선거참패의 책임이 있는 친박들이 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또 전면에 나서는 것을 보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고 청와대 역시 ‘민의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는 했으나 일언반구의 사과나 반성도 없이 ‘국회나 잘하라, 선거는 당의 책임’ 이라는 식이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다음공천이나 받으려는 정치꾼이 되지 말고 다음세대를 생각하는 진정한 정치인이 되어주기 바라며 유권자들이 항상 내 머리위에 앉아 나를 감시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해결에’ 전력을 투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박대통령도 이번참패를 거울삼아 탈당과 친박의 해산을 내외에 공표하고 거국내각의 구성과 함께 분권형개헌을 통해 차기정권을 창출하는 큰 정치를 해야 하며 정권말기의 누수현상이나 퇴임 후의 안위에만 집착하다가 실기(失機)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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