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 가장 가까운 학교도서관
아이들에 가장 가까운 학교도서관
  • 승인 2016.04.21 21:2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미영 대구대진초등학교 도서관 사서
문헌정보학과에 입학하여 4년 간 도서관 사서의 꿈을 키우다가 졸업을 하고 도서관 밥을 먹은 지 7년째지만 나는 아직 신출내기 도서관 사서이다. 대학 전공을 선택할 때부터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싶어서 교직이수를 했지만 사서 홀로 도서관을 운영해야 하는 학교도서관은 조금 두렵기도 했다. 그래서 공공도서관에서 1년 동안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선배 사서들에게 도서관 업무 전반에 대해 배운 뒤 학교도서관으로 왔다.

학교도서관이란 말 그대로 초·중·고등학교에 설치된 도서관이다. 즉 학교도서관은 학교 안에 있으며 그것은 그 어떤 도서관보다 아이들 가까이에 있다는 뜻이다. 도서관 이용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것이 바로 접근성이다. 특히 혼자서 멀리 이동하기 어려운 초등학생에게 학교도서관은 부모님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약 20년 전, 내가 초등학생일 때는 학교에 도서관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에 학교도서관이 설치되어 있다.

독서의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아본 자료만 보더라도 ‘책 많이 읽는 학생, 학업 성취도 높다’ ‘독서의 힘 부모의 학력·소득 격차도 극복’ 등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기사가 수두룩하다. 내 경험에 비추어 보더라도 저학년 때부터 도서관에 자주 오고 책을 많이 읽은 아이들은 고학년이 되면서 역량이 달라진다. 학업 성취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주관이 서고 그 분야에 대한 책을 꾸준히 읽기 때문에 미래가 기대된다고 할까. 세계적인 부호 빌게이츠도 “나를 키운 건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었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나라는 아직 동네의 작은 도서관이 많지는 않지만 대신 학생들이 매일 등교하며 오고 갈 수 있는 학교도서관이 있다.

우리학교 도서관은 장서 약 2만2천권을 소장하고 있다. 어린이 책이 많지만 교직원과 학부모님을 위한 책과 정기간행물(잡지)도 구비하고 있다. 어린이 책은 교과서에 나오거나 교과와 연계된 내용의 책을 주로 구입하는데 학기 초 희망도서 신청과 각종 기관의 추천도서 목록을 참고한다.

학교도서관 장서 수준이 날로 향상되고 있기 때문에 학교도서관에 있는 책만 열심히 읽어도 풍부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 때문에 나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학교도서관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사서도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 필요한 책이나 서비스가 있으면 사서에게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도서관이 발전할 수 있고 그 혜택은 다시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러면 학교도서관 잘 활용하기의 첫걸음은 무엇일까? 우선 학교도서관과 친해지기부터 시작하면 된다. 저학년 학생의 경우 하교 시간에 학부모님과 만나는 장소를 도서관으로 정해서 도서관과 익숙해지고, 그 뒤에는 하루에 한권씩 학교도서관에서 책 빌려와서 읽기를 시작해 보길 권하고 싶다.

도서관에 책이 너무 많아서 한권만 고르기가 힘들다면 사서선생님께 추천해 달라고 하면 될 것이다. 그러면 사서선생님이 몇 학년인지,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지,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책은 무엇인지 등 학생의 성향을 고려하여 적합한 책을 골라줄 것이다.

학교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못지않게 보람 있는 직업이다.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고 좋은 책을 읽도록 도움을 주는 것 또한 사람을 바로 세우는 일이라는 자부심도 느낀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 제목처럼 아이들이나 선생님들에게 원하는 책을 찾아주었을 때 잘 읽었다는 한마디, 사서선생님 덕분에 책이 좋아졌다고 하는 말 한마디가 나를 춤추게 한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학교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