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도 청년외식창업 공간 만들자
대구에도 청년외식창업 공간 만들자
  • 승인 2016.04.27 21:2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news/photo/first/201604/img_195842_1.jpg"/news/photo/first/201604/img_195842_1.jpg"
김재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장
청년창업자나 은퇴후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업종이 외식 창업이다.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하고 신규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음식점 및 주점업 등 외식 분야 개인사업체 숫자는 2006년 57만여개에서 2014년 63만여개로 증가했다. 창업 업종 가운데 외식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1%가 넘는다.

그러나 외식 창업은 결코 만만치 않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지만 실패할 확률도 가장 높은 업종이기도 하다. “먹는 장사가 제일 만만하다”고 섣불리 뛰어들었다가 1년도 안돼 문을 닫는 창업자들이 부지기수다. 우리나라 외식업은 창업 대비 폐업률이 94%에 달하며, 신규 외식업체의 1년 이내 폐업률도 45%에 이른다는 통계수치가 잘 말해준다. 외식창업의 실패요인을 줄이고 성공스토리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것은 국가적 과제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외식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했다. 무료컨설팅을 제공하고, 청년창업교육을 실시하고, 식당창업 지침서를 배포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다.

최근 aT는 외식창업은 실전 경험이 중요하다는 판단 하에 직접 식당을 개설하였다. 최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 문을 연 ‘에이토랑(aTorang)’이라는 팝업레스토랑이다. 인터넷 팝업창처럼 일정 기간 한정적으로 운영하는 실습형 식당이다.

운영은 대학생이 주축이 된 청년들이 직접 한다. 스스로 메뉴를 만들고 요리를 하고 홀서빙을 하며, 수익금도 자기들이 가져간다. 공모를 통해 외식·조리학과 대학생 및 외식창업 희망팀을 선발, 각 팀당 3주간 레스토랑을 운영할 기회를 부여한다. 임대료와 주방기기 등 기물 사용료도 전액 지원하나 식재료비, 수도·전기세 등은 참가자들이 부담한다. 레시피 개발부터 조리, 식자재 관리, 서비스, 경영, 고객응대, 원가관리, 정산, 인테리어, 홍보 등 창업 전과정을 몸소 체험한다. 올해 초부터 시범운영을 거쳐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했는데 다양한 메뉴와 이벤트 등 청년들만의 개성 있는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온다.

고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대학생들이 직접 개발한 이색적인 메뉴에 호기심도 가고 맛도 좋다고 한다. 젊은 청년들이 활기차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에너지를 얻는 것 같다고도 한다. 건물 입주사는 물론 주변에도 입소문이 나면서 하루 최대 매출이 18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적 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이 얻는 소중한 경험이다. 에이토랑을 직접 운영해본 대학생들은 “에이토랑을 경험해보지 않고 창업을 계획했다면 아마 큰 좌절과 어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힌다.

식재료 하나에 따라 맛이 얼마나 달라지는지, 시간대별로 어떤 메뉴가 인기가 있는지, 고객 서비스에서 가장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무엇인지 등 식당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를 미리 체험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다.

대구경북 지역에 청년들을 위한 외식창업공간을 설치할 것을 제안한다. aT의 에이토랑과 연계하여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2000년 이후 음식점 5년 생존율을 16개 시도별로 비교하면, 경북은 63%로 부산(64%)에 이어 2위 수준이나 대구는 54%로 낮은 편에 속한다. 준비되지 않은 창업이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기업의 고용규모 축소, 청년실업률 증가 등으로 인해 창업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자영업이 살아나야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예비창업자들이 ‘에이토랑’과 같은 준비를 통해 시행착오를 줄이면 실전에서는 성공을 거둘 수 있다. 철저한 사전준비는 외식매장 폐업으로 인한 연간 1조원 이상의 사회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청년 대학생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줄 수 있다. 외식업뿐만이 아니다. 외식업을 시작으로 화훼, IT 등 얼마든지 다른 분야로 확대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에이토랑과 같은 창업 인큐베이팅 모델이 나오면 수백개의 창업모델이 만들어질 것이다.

대구경북 소재 공공기관들이 앞장서서 대학, 기업체 등과 머리를 맞대고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지역경제에 활기를 줄 것이다.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할 때 희망 있는 도시가 될 것이다. 대구경북이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에서 ‘청년창업의 메카’로 전환되어 새로운 비전을 주기를 기대한다.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