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산업에 발등 찍히지 말자
믿는 산업에 발등 찍히지 말자
  • 승인 2016.07.0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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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남 한국데이터
사이언스학회장
최근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구조조정 추진과 이에 따른 울산과 거제지역의 경제상황 악화를 보면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사자성어가 머리에 떠오른다. 반면교사는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으로 마오쩌둥이 196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처음 한 말로 알려져 있다.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반면교사는 다른 일의 실패를 살펴봄으로써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여 어떤 일을 성공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다. 연구활동에서도 반면교사는 사례연구나 이론적 검토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고 발전시키기 위해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뛰어난 연구나 정책 수립 과정에서는 사례연구를 대부분 실시하고 그를 통해 현재의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고 또 발전시켜야 할 점을 찾아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많이 활용하고 있다.

반면교사는 일을 하는 우리의 자세가 될 수 있지만 특히 현재 추진 중인 조선산업의 구조조정은 대구의 산업 전략과 정책 수립의 반면교사가 될 수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조선산업이 세계경제 불황, 유가하락, 중국 조선 산업의 급성장 등에 의해 불과 2~3년 사이에 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다. 울산과 거제의 믿는 산업인 조선산업이 위기를 맞게 되면서 우리나라에서 경제적으로 잘 나가던 울산과 거제의 지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울산의 경우 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3년 2.1%로 전국 평균 3.1%를 1%포인트 가량 밑돈 실업률은 2014년 2.7%, 지난 해는 3%로 뛰어올랐다. 올해 4월 기준으로 실업률은 3.5%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울산 지역 내 총생산(GRDP)는 2012년 70조7,834억 원을 기록한 뒤 2013년 68조3,477억 원으로 급격히 떨어졌고, 2014년 69조5,484억 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2012년 수준에 못 미친다. 2015년과 올해는 2014년보다도 못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울산지역 경제의 한 축인 조선산업이 쇠퇴할 것을 예측하지 못 하고 미래의 대체산업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결과이다. 그 결과로 현재 울산은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 자동차 부품산업의 의존도가 높은 대구의 사정은 어떨까?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 자동차부품 주요 업체는 300여개로 전국 자동차 부품업체 4천200여개의 7%에 달하고 대구 전체 제조업체 3천300여개의 9%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부품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업체 수는 885개로 대구 제조업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부품이 대구의 믿는 산업이다.

실패를 미연에 방지하고 바로 성공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반면교사뿐만 아니라 미래예측이 또한 중요하다. 미래예측은 과학적 전략 수립과 의사결정의 훌륭한 도구이다.

대구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부품산업의 미래예측을 해 보자. 자동차 산업은 자율주행자동차와 전기자동차로 자동차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 없이 배터리로 주행하기 때문에 현재 자동차에 사용되는 부품의 40%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대체로 클러치나 트랜스미션 등 파워트레인 관련 부품의 쓸모가 줄어들게 된다. 대구의 자동차 부품업체들 중 내연기관과 관련된 파워트레인 분야는 전체 44.3%(392개)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지역 자동차 부품업체의 절반 가까이가 몇 년 내에 생산이 위축되고 심각한 타격을 입어 시장에서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예측은 대구의 믿는 산업인 자동차부품 산업에 적신호이다.

울산과 거제를 반면교사로 삼고 미래예측을 해보면 대구의 미래 경제가 암울하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예측 할 수 있다. 만약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대구 제조업의 약 13%가 사라지며 실업률은 엄청 높아지고 1인당 GRDP는 엄청 빈약할 것이다. 만약 몇 년 뒤에 자동차 부품산업의 절반이 몰락한다면 지역경제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사실 대구는 1980년대 섬유산업 쇠퇴를 예측하여 미리 대비하지 못하여 현재까지 최악의 경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대구는 1인당 GRDP 꼴찌를 21년째 하고 있고 청년들이 매년 6천여 명씩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

뛰어난 리더의 반면교사와 미래예측은 미래를 전략적으로 준비하고 대비하도록 한다. 보다 정확한 미래예측과 전략적인 준비와 대비를 위해서는 단순히 리더의 능력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전반적인 문화와 분위기가 미래예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 실행해야 한다. 영원불변한 존재는 없고 또 안정적인 기업과 산업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이제 변화에 익숙해지고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시민이 되자.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여 지속적인 도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자.

믿는 산업에 발등 찍히지 않으려면 반면교사와 미래예측을 해야 한다. 미래예측을 근거로 몇 가지 시나리오를 마련하여 플랜A, 플래B, 플랜C 등을 준비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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