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朴과 친文으로는 희망이 없다
친朴과 친文으로는 희망이 없다
  • 승인 2016.08.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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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정
소설가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에서 친문의 추미애 의원이 당대표로 선출되었다. 이 처럼 여야의 주축세력인 친박과 친문이 4.13총선에서 텃밭인 영남과 호남에서 줄초상을 당하고도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에 호남출신의 친박 이정현 의원이 당대표가 되고 더불어민주당 역시 호남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대구출신의 친문 추미애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등 국민의 여망과는 전혀 다른 결과들이 속출하고 있다.

정치는 민의의 반영이지 특정세력의 오기놀음이나 한풀이가 될 수 없으며 더욱이 북한의 핵위협과 강대국의 경제압력이 가중되고 극심한 내부갈등이 예견되는 내년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국가와 민족의 백년대계는 간곳없고 패거리정치만 난무하고 있으며 지난총선에서 그만큼 경고를 했는데도 아직도 이 모양이니 걱정이 앞선다.

국민은 정부여당의 독주도, 야당의 몰락도 원치 않으며 상식이 통하고 예측이 가능한 신뢰의 정치를 바랄뿐인데도 권력을 가진 자는 자신에 대한 비판을 민심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기합리화에만 급급하며 믿을 것은 내 패거리뿐이라는 생각이다.

우리는 조선중엽 동·서·남·북의 사색당파 싸움으로 왜란과 호란을 겪으며 민족적 수난과 수모를 당했고 구한말에는 친청·친러·친일의 붕당정치로 나라까지 잃었으며 근세에는 좌우의 이념대립으로 민족최대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일어나 수백만 명의 인명피해와 함께 겨래 와 국토가 양분된 분단국가의 아픔을 겪고 있는 중이다.

초토화된 반쪽짜리 나라에서 이제 겨우 먹고 살만하니 또 패거리정치의 망령이 되살아나 정치는 증발되고 이전투구로 날을 세우며 친문일색의 더불어민주당지도부나 친박일색의 새누리당지도부는 일란성쌍둥이인지 어쩌면 그렇게도 닮은꼴인지.

도로 한나라당이 되어버린 여당이 내년대선에서 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을지, 도로 민주당이 된 야당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혹시나 하고 기대를 해봤던 이정현 새누리당대표는 역시나 비서정치의 수준에서 맴돌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대표 또한 자신은 친문이 아니라지만 친문의 지원 없이는 운신을 할 수 없다.

지금 여의도정가에서는 친박과 친문의 그릇으로는 국민의 여망을 담을 수 없고 조국의 장래도 맡길 수 없다며 제3지대론과 중도대통합론이 무르익어가고 있으며 친박이든 친문이든 동종교배로는 우량종을 만들어 낼 수 없으므로 같은 학교출신의 감독, 코치, 선수에게서 금메달을 기대하는 건 애초에 무리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김종인 의원은 ‘낡은 정당문화를 고쳐야만 집권의 문이 열린다’했고 안철수 전대표도 ‘양극단세력이 정권을 잡으면 나라가 분열된다’고 했으며 많은 국민들 또한 친박과 친문을 외면하고 있는 것을 정작 그들만 모르고 있다.

궁여지책이긴 하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차기대통령은 한세대를 뛰어넘어 50대에서 나와야만 썩어빠진 구태정치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 수 있다.

새누리당은 오세훈·유승민·남경필·원희룡 등을, 더불어민주당은 김부겸·안희정·추미애·박영선을,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와 새로운 영입자로 예선을 치른 뒤 본선에서는 보수·진보·중도의 3자가 겨루는 구도라야만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걸어볼 수 있다.

내년대선을 꿈꾸고 있는 잠룡들이 친박과 친문의 프레임에 갇히게 되면 게도 구럭도 다 놓치고 조선 망하고 대국 망하는 꼴을 보게 될 것이며 우리는 노회한 정치꾼출신이나 퇴임 후에도 섭정을 하겠다는 권력지향적인 대통령을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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